와튼 경영대학원에는 무수히 많은 한국인들이 거쳐 갖으며 지금 대부분이 한국의 정부, 기업, 대학 또는 연구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내가 와튼 경영대학원에 입학했던 1983년에는 한국사람들이 13명으로 가장 많이 들어왔다. 그 해에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씨도 나와 동기로 와튼 경영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는 공부도 잘했고 지도력이 있었으며 와튼 아시안 클럽의 회장도 역임했다.
자랑스러운 동문으로는 참여연대를 만든 분 중 한 명인 고대 경영대학장 장하성 교수가 있다. 나는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 Ralph Nader와 같이 군소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었다.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위해서 증거를 제시하면서 논리적으로 대항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에서 이제 진정한 경제의 민주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장하성교수는 내가 경영대학원을 다니던 시점에 와튼에서 재정학 박사학위 과정에 있었다. 당시 와튼의 박사과정에는 한국사람들이 해외출신으로는 제일 많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년이 지난 현재 와튼 박사과정에서 한국사람들 몇 명을 만나기 힘들다. 그 이유는 박사과정 입학시 우수한 성적으로 들어온 한국계 와튼박사들의 졸업 후 학문의 기여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란 우리의 한계가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나의 일년 선배들인 장종훈씨와 홍준기씨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보다 10세쯤 위였던 장종훈씨는 늘 진진한 태도로 강의에 임했다. 나와는 간디교수의 재정학코스를 함께 들었다. 후에 그가 부즈 알렌 (Booze Allen) 컨설팅회사의 한국책임자로 한국의 IMF를 예고하는 책을 처음 썼다고 했을때 역시 일을 해내셨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와같이 와튼 학부를 나오고 경영대학원에 들어온 홍준기씨는 장기투자(Long Term Investments)의 저자이며 재정학에서 유명한 제레미 시갈 (Jeremy Siegal)교수가 아끼는 제자 중 한 명이었다. 홍준기씨는 와튼 학부를 최우수성적 (summa cum laude)으로 졸업하고 와튼 경영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는 한국의 격동기인 5공 초에 보안사 졸병으로 근무를 하면서 출중한 영어실력과 사무능력으로 당시 그의 상관인 허화평씨까 가장 아끼는 인물이었다. 와튼에 들어올때는 그가 통역을 전담했던 글라이스틴 주미대사가 추천서를 써주었다고 한다.
홍준기씨는 우리집과도 한국에서 가까이 지냈다. 그의 아버님은 1960년대 한국은행에 다니셨는데 박정희 대통령의 신당동 집 건너편에 살았다. 당시 그집의 유복한 생활모습이 어려운 군인봉급으로 생활하는 박정희 장군의 심기를 건들여서 후에 은행원들의 대우가 많이 격하되었다고 한다. 홍준기의 형과 나의 형은 장충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였기때문에 나도 그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었다. 그의 아버님은 미국에서 뉴욕외환은행지점장과 가주외환은행장을 지내셨다. 그는 후에 모간 스탠리 한국지사장을 역임하고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벤츄어회사에 있다고 들었다.
1985년에 졸업한 동기들로는 조흥은행, 한국투자공사, 한국증권금융에서 사장을 역임한 홍석주(존칭 생략), 전 SK 텔레콤 사장 김신배, 주식회사 애경 사장 안용찬, 원풍물산 사장 이두식, LG 패션 사장 구본걸, 이대 불문과 출신으로 우리들이 자주 노트를 빌렸었던 함재진, 파트너스 로지스틱 사장 이상돈,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투자유치국장이며 6권의 저서를 쓴 경영학 박사 안영도, 시공사 사장 전재국, 한국 아베다 화장품 회사 사장 남충식, 그리고 동포출신으로 다우존스에서 디렉터로 일했던 Maureen Kim, 스페인 은행인 BBVA의 파생상품 담당 디렉터 Edmund Kim 이 있다.
박중련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길만을 걸은 사람의 이야기(이용경 전 KT사장) (0) | 2009.02.07 |
---|---|
유펜 학부시절의 한국 학생들(1979-1981) (0) | 2009.02.07 |
도덕성이 없는 법규는 가치가 없다. (0) | 2009.02.05 |
“나는 나의 사랑하는 자에게 속하였고,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다 (0) | 2009.02.04 |
“앗! 세상에 이런 일이...” (0) | 2009.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