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이야기

이글 장학재단

박중련 2009. 2. 5. 12:12

 

                                                                       

 

현열이는 지인으로부터 이글장학재단에 대해서 전해 듣고 무심코 그곳에 지원서를 보냈었다. 그때는 이 재단이 그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다줄지 전혀 몰랐었다. 독수리가 재단의 상징인 이유는 이 생명체가 스스로 높은 창공을 향해 올라가서 향로를 개척해 나가는 조류계의 지도자로서 재단이 학생들에게 바라는 미래의 지도자 역할과 부합되기 때문이다.

 

이곳에 지원하려면 먼저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나는 재단 소재지에서 차로 2시간 반경이내에 거주하는 대학입학 예정자이어야 한다. 그 이유는 대학 4년간 학생들을 가까이서 도와주어야 하는 재단의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재단이 코네티컷 주 그린위치 시에 있어서 뉴욕 시 전체가 이 반경에 포함되기 때문에 결코 적은 지역은 아니다. 다른 하나는 장학금을 필요로 하는 가정의 자녀들이어야 한다. 그들이 학비가 비싼 명문대학에서 빚을 많이 지고 졸업하면 지도자의 길을 걷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원자격이 되면 서류 전형과 두 번의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매년 400여 지원자들 중에서 약 8-10명 정도를 선발하는데, 현재 대학 4년에 걸쳐 35명 정도의 이글장학생들이 있다. 장학금 액수는 이 장학금이 다른 곳에서 받는 장학금을 줄지 않게 하는 선에서 최고 연 1만 달러까지이다. 장학금은 재단이 요구하는 5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대학 4년간 매해 받을 수 있다.

 

첫째, 새 학년이 시작할 때마다, 그해에 이룩할 각자의 목표를 설정하는 그룹 모임에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매달 그 목표가 어떻게 이루어져가고 있는지 재단에 보고해야 한다. 학생들은 이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구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겨울방학 때는 재단이 지정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하며 토론에 참여해야 한다.

 

둘째, 학생회나 동아리 모임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아야 한다. 예를 들면 1학년 때에는 조직에서 활동적으로 일하고, 2학년 때에는 더 열심히 일해서 좋은 평판을 얻고, 3학년 때에는 부분별 지도자 역할을 하고, 마지막 해에는 회장, 편집장, 주장 등 최고 지도자가 되어야한다. 현열이는 유펜에서 1학년 때 대학생의회에 들어갔고 2학년 때에는 학생생활 분과위원장 직을 맡고 있다.

 

셋째, 후배에게 멘토링을 해주고, 선배로부터는 멘토링을 받아야 한다. 대학 1학년 때 현열이의 멘토는 와튼경영대학원과 유펜문리대 국제관계학과의 복합 석사학위 프로그램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이었다. 그는 중국에서 주재원생활을 한 중국어를 잘하는 백인 학생이었는데 지도력을 강조하는 이 재단 출신답게 막강한 와튼 재정클럽Wharton Finance Club의 회장을 지냈다. 현열이도 1학년 때 중국어를 선택하였고 여름방학 때는 프린스턴대학이 북경사범대학에 설치한 중국어 프로그램에서 공부했다. 그리고 현재 와튼학부와 유펜문리대 동아시아학과의 복합 학사학위 프로그램에 있다. 현열이가 멘토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데에는 두 말할 여지가 없다.

 

넷째, 매주 1시간 이상씩 사회봉사를 해야 한다. 재단의 궁극적인 목표인 ‘세계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을 실천하며 생각해보기 위해서이다. 현열이도 유펜 부근의 열악한 초등학교에서 개인교사 봉사를 하고 있다.

 

다섯째, 재학 중에는 우수한 성적을 유지해야하며 성적표를 매학기 제출해서 점검을 받아야 한다. 방학 때에는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인턴을 하면서 좋은 실무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는 현재 대학에서 최상의 학점을 유지하고 있다.

 

1994년에 이 장학재단을 설립한 디트리 씨는 예전에 미국의 대형 회계법인에서 파트너를 지냈었고 후에 컨설팅 등으로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그는 이 재단을 통해서 뛰어난 학생들을 선발해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시키고 사회가 요구하는 지도자가 되도록 돕고 있다. 이 재단에서 4년간의 과정을 거친 학생들은 모두 우수한 성적과 뛰어난 지도자 경험을 갖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동안 약 60여명을 배출했는데 그 중에는 2008년 바락 오바마를 대통령에 당선케 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만 26세 흑인 지도자 마이클 브레이크Michael Blake도 있다(타임, Inside Obama's Iowa Ground Game, 2007.12.12). 이 재단은 장학금을 배분하는 단순한 업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학생들이 사회에서 지도자로 우뚝 서는데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지대한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