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이야기

엑시터 동창으로서의 회상

박중련 2009. 2. 19. 19:15

2007년 졸업식을 앞두고 Ewald Hall 기숙사 친구들과 함께(맨 왼쪽이 현열)

 

글쎄, 이제 나는 공식적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동창생이 되었고 지금은 모든 것이 평상 궤도에서 약간 벗어난 느낌이다. 지난 4년 동안 가깝게 지낸 친구들과 다음 해를 보내기 위해 뉴햄프셔 주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기숙사 친구들과 자질구레한 것들에 대해, 당시에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었지만, 밤늦게까지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것도 생각하기 힘들다. 더 이상 필립스 홀에서 하크네스 수업도 없고, 토요일 오후 경기를 관전하거나 운동에 참여 하는 일도 없다. 일요일 아침 엘름 스트릿 교내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는 일도 없다. 이제는 모든 것이 더 이상 없다.

 

내가 해야 하는, 할 수 밖에 없는 안녕이라는 인사는, 그것이 얼마나 감동적이거나 가슴에 와 닿는 것이든 간에, 우리의 끝나가는 우정을 바로 나타내기엔 충분치 못하다. 나는 안다. 그래, 그것은 ‘영원한’ 안녕이 아니다. 나는 분명히 많은 친구들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뉴햄프셔 주 엑시터 시의 신성한 땅에서 함께 가꾸어온 우리의 우정은, 그 시간과 장소 속에서만 진정한 본질을 이해할 수 있으며, 그것은 내 기억 속에 들어와 있다. 그렇게 귀하고, 좋은 것을 떠나보내고 단지 다시 떠오르는 생각으로 기억 속에 간직해야 하는 것은 공평치 못한 것 같다. 교장선생님이 졸업식에서 “다시는 결코 이 사람들이 함께 모이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은 정말 맞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그 장소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향수에 젖기보다는 감사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엑시터 경험이 어떤 것인지 나에게 알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희생하신 부모님께 감사해야 한다. 나는 내게 조언으로, 나와 스포츠 팀에서 함께 뛰는 것으로, 심지어는 그냥 가끔 내게 “하이”하고 인사하는 것으로, 나의 특별한 경험을 세기는 데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모든 엑소니안들의 경험이 서로 다를지라도, 그곳에는 그들을 함께 연결하는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엑시터 교육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과 그것이 우리의 삶에 남긴 책임감이다. 그래서 엑시터에서의 생활은 끝났지만, 내가 배운 교훈들, 내가 만든 우정들, 내가 영원히 지니고 있을 추억들은 엑소니안으로 산다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내게 깨닫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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