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인(guardian)이 있으므로 무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민권자인 한인 학생에게 공립학교 수업료를 요구한 뉴저지주의 한 학군 교육위원회를 상대로 이 학생의 후견인이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우수 학군으로 몰려드는 한인 학생들의 ‘위장전입’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뉴저지주 사상 처음으로 제기된 것이서 귀추가 주목된다.
◇소송 발단=부모가 주재원으로 미국에 왔을 때 태어난 강석호(미국명 앤드류ㆍ16)군은 2세 때 귀국했다가 지난해 6월 다시 미국으로 와 이모부 박중련(공인회계사)씨 집에 거주하면서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라마포 인디안 힐즈 리저널 고교 학군에 입학을 신청했다. 그러나 학군 교육위는 이모부를 후견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1년치 수업료 8천85달러를 내라고 통보한 것.
그러나 박씨는 ‘학군에 거주하는 5∼20세 학생은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뉴저지주 교육법(18A:38-1)과 ‘부모와 따로 살더라도 법적 후견인이 있을 경우 거주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버겐카운티법을 근거로 강군이 무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 법적절차도 밟지 않은채 자신을 강군의 후견인으로 인정하지 않은 교육위는 부당하다며 교육위의 조치를 철회해줄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주 행정법원에 냈다.
◇교육위 입장=교육위는 강군이 무료 교육을 받기 위한 목적 하나만으로 박씨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교육법상의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거주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강군의 부모가 가정 문제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양육권을 위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후견인을 인정해 줄 수 없다는 것.
◇전망=박씨는 “교육위원회가 단순히 무료 교육을 불허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사건 진행 과정에서 행정적인 부당성도 있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패소할 경우 끝까지 법정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법원이 후견인의 범위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군은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성적과 교내 활동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