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이모부 학군상대 소송 이겨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는 부모와 따로 살더라도 합법적인 보호자가 있으면 수업료를 내지 않고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최종 판결이 나왔다.
최근 뉴저지주 행정법원은 미 시민권자 강석호(16·미국명 앤드류)군의 보호자이자 이모부 인 박중련(43·공인회계사)씨가 버겐카운티 라마포 인디안 힐즈 리저널 학군(이하 라마포 학군)을 상대로 제기한 ‘수업료 부과 취소 청구 소송’ 2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으며 카운티 교육위원회측은 상소를 포기했다.
라마포 학군측은 99년 6월 강군이 입학조건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로 수업료를 낼것을 요구했으며 이씨는 이에 불복소송을 제기했었다.
박씨는 28일 “교육위의 부당한 행정 처리로 막대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었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원 판결=주 행정법원 마가렛 헤이든 판사는 판결문에서 “한국에 사는 강군의 부모들은 강군이 미국 시민권자로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미국의 문화와 언어를 배워야하기 때문에 강군을 미국으로 보내고 양육권을 위임했다는 원고측 주장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헤이든 판사는 또 “강군이 단지 무료 교육을 받기 위해 라마포학군으로 전입했다는 피고측 주장을 입증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헤이든 판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 5월25일 1심 공판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었다.
◇소송 발단=부모가 주재원으로 미국에서 근무할 당시 태어난 강군은 2세 때 부모와 함께 귀국했다가 지난 1999년 6월 다시 미국으로 와 이모부인 박씨 집에 거주하면서 라마포 학군 내 인디안 힐즈 고등학교에 입학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교육위측은 이모부를 보호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1년치 수업료 8천85달러를 내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박씨는 ‘학군에 거주하는 5∼20세 학생은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뉴저지주 교육법(18A:38-1)과 ‘부모와 따로 살더라도 법적 보호자가 있을 경우 학생을 합법적 거주자로 간주한다’는 버겐카운티법을 근거로 강군이 무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교육위 주장=교육위측은 재판 과정에서 강군이 무료 교육을 받기 위한 목적 하나만으로 박씨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교육법상의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거주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강군의 부모가 가정 문제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양육권을 위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호자로 인정해 줄 수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했었다.
한편 이같은 법원 판결에도 불구, 강군은 급우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다 최근 한국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