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이야기

"나를 위하지 않는 (Non Sibi)" 정신을 실천하는 현열

박중련 2012. 8. 24. 02:01


Albert Pak (박현열, 23세, 유펜 와튼스쿨과 문리대 동아시아학 2011년 졸업)


Raymond John (레이몬드 전, 26세, 12+ 공동창립자 겸 대표, 유펜 심리학과 2008년 졸업)


카니 루 (Connie Liu, 26세  유펜 와튼스쿨 2008년 졸업)


                                        레이몬드                                           카니                                              현열


                                                                   현열                                카니                      레이몬드


2012년 8월10일은 한국이 런던올림픽에서 일본을 이기고 동메달을 따던 날이다. 이날은 아들 현열(23세)이의 삶 방향을 바꿔놓은 날이기도 하다. 필립스 엑시터와 유펜 와튼스쿨을 졸업한 현열이는 자신이 1년간 몸담았던 컨설팅회사인 Oliver Wyman에서, 한국이 일본을 누르고 헹가레를 치를때, 직장동료들과 마지막 날의 정을 나누는 조그마한 모임을 갖고 있었다. 지난 1년간 컨설팅회사에서 일하면서 많이 배우고 좋은 친구들을 만났지만, 그는 엑시터에서 배운 "나를 위하지 않는"삶을 실천해 보고 싶었다. 아들에게  내 사무실로 와서 축구게임을 함께 보자고 하니까, 그때 회사동료들과 마지막 시간을 나눌거라고 해서, 그날은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난 날로 내게 각인되었다. 


그는 일을 그만 두기 몇달 전부터 평화봉사단과 같은 비영리단체를 알아보다가, 유펜 선배들이 2년전에 세운 12+에 그의 열정을 쏟아붙기로 결정했다.  12+ 는 2010년에 동포학생 3명 유펜심리학과 출신인 레이몬드 전(26세), 제퍼슨 의대의 크리스 황(Chris Hwang), 유펜 법대생이었던 아브라함 권(Abraham Kwon) 군과 미리엄 김(Miriam Kim) 그리고 중국계 미국인 스탠리 웡(Stanley Wong) 모두 5명이 열악한 교육환경에 있는 고등학생들에게 12학년 이상의 교육에 대해서 눈을 뜨게하고, 대학진학에 도움을 주기위해 창립한 비영리 단체이다. 12 PLUS는  미국 하원의원 선거구중에서 평균소득이 가장 낮은 지역 중에 하나인 북부 필라델피아 시에 위치해 있는 펜실베니아 주에서 학업성적 최하위권 고등학교인 Kensington Health Sciences Academy(구 Kensington Culinary Arts High School, 재학생 400명 한 학년에 100명정도)를 돕기로 했다. 이 학교는 대학진학율(2010)은 11%로 필라델피아시의 고등학교 중에서 끝에서 2번째로 rank 되었으며,  인종분포는 55%가 Hispanic 30%가 흑인이며, 출석율은 75%, 경제적으로는 학생 99%가 정부보조 점심 프로그램에 가입된 저소득층이고, 사회적 문제인 매년 총기소재, 마약사범 등이 여러번 일어나는 곳이다,


12+의 full-time 세 핵심 멤버는 모두 유펜 출신이다.  대표인 레이몬드는 북부 버지니아 주출신으로 W.T. Woodson High School을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유펜졸업 후에 뉴욕의 Hospital for Special Surgery에서 연구원생활을 했다. 다른 동료인 조지아 주 출신의 Connie Liu('카니'  26세)는 중국계 여성으로 와튼스쿨 졸업 후 Private Equity Firm인 LLR Partners에서 2년간 근무하다가 1년 반전에 합류했다. 가장 최근에 합류한 현열이는 금융컨설팅 회사인 Oliver Wyman에서 1년간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비영리재단의 부족한 재정 성격상 이들은 이곳에 참여하기 전과 현저히 다른 최저수준의 생활을 하고있다.  예를 들면 현열이의 경우 와튼출신 선배 두명과 함께 맨해튼 미드타운의 월 5천달러하는 고층 아파트에서 살다가, 북부 필라델피아의 월세 500불 하는 작은 아파트로 입주했다. 컨설턴트는 출장을 많이 가는데 그럴때면 최고수준의 호텔, 식당, 편안한 교통수단 등 일 외 다른 것에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런데 반해 이번에 12+에 합류하면서 통장을 털어 9만마일을 달린 중고차를 구입했고,  자그마한 지출에도 항상 돈의 가치와 구매의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는 생활수준을 이곳 사람들과 눈높이를 같이 하기로 마음먹었고 아주 필요한 생필품을 외에 다른 것들은 가져가지 않았다.   


이들은 우수한 직장 경험과 대학 전공을 살려서 이 프로젝트를 전략적으로 기획하면서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과 같은 배경을 갖고 있는 젊은 유능한 인재들이 정보통신 계통의 벤추어 회사를 설립해서 일확천금을 꿈꿨다면, 이 들은 같은 지식과 경험으로 그 에너지를 우리사회에 소외받고 있는 학생들의 더 나은 생산적인 삶을 위해서 쏟는 것이 다를 뿐이다. 


12+에서는 정기적으로 학생들에게 워크샵을 해주고 있다. 지난 2년동안은 한정된 재원때문에 프로그램이 12학년에게 국한되었는데, 올해부터는 반응이 좋아서 고등학교 전과정에 적용하기로 했다. 학생들 성장과정을 3단계로 나눠 9학년과 10학년은 College Readiness기간으로 매분기에 한 번 씩 워크샵을 통해서 대학에 다니는 장점과 대학준비의 중요성등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11학년과 12학년은 College Access기간으로 11학년은 2주에 한 번씩 12학년은 매주 한 번씩 SAT Prep과 대학입학 에세이 워크샵과 전공선택에 대한 것에 대해서 강의를 하고 있다. 마지막 단계인 College Completion은 이곳 프로그램을 나와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을 졸업할때 까지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방대한 사업은 절대 이 세 사람 혼자 할 수 없다. 그들은 주변에 있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12+를 소개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지역의 원로 교육자들을 고문단으로 초빙했고, 공동창업자들이 포함된 이사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다른 비영리단체들과 협동으로 현재 80여명의 학생들에게 대학에세이 쓰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인근에 있는 유펜의 교육대학원과 사회학과 대학원 학생들을 인턴과정으로 이 일에 동참케 했고, 유펜과 템플대학생들 12학년생 40명을 연결해서 이들에게 일대일 멘토링을 해 주게 했다. 학교가 주안점을 Culinary Arts에서 Health and Science로 바꾸게 됨에 따라 제퍼슨 의대 학생들이 9학년 학생들 중에서 10-20명을 선발해서 멘토링을 해 줄 계획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좋은 환경에서 받았던 교육경험을 학생들에게 효율적으로 접목 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학 진학 후에도 그들의 대학생활을 모니터링하면서 졸업해서 혼자 설때까지 도울 계획도 갖고 있다.


12+ 에서 발벗고 일하는 위의 세명은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하며 옆에서 친 형제 자매같이 도와주고 있다. 이 고등학교 학생들은 언제 SAT를 봐야되는 것도 모르고, 대학에 입학원서와 재정보조서류를 제출하는 방법도 모르던 학생들이다. 그동안 대학진학자가 아주 미미했던 이 학교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이일이 시작한 첫해에 9명이 대학에 진학했고, 그 이듬해인 작년에는 24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2년전에 대학진학율이 11%이었던 이학교는 이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2년째인 2012년에 50%를 넘었다. 최근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자신의 가문에서 처음으로 대학을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벌써 필라델피아 교육청에서 매우 관심있게 이들이 하는일을 주목하고 있으며, 앞으로 3년이 되면 Track Record가 쌓여서 정부나 비영리재단으로부터 보조를 받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이 운동이 어느정도 인정 받기 시작하면서 타 고등학교로까지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2013-2014년도 학기에는 두 학교를 더 이 프로그램에 추가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미 전역에 확산되어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대학진학의 기회가 균등히 열릴수있게 하는 것이 12+의 목표이다. 이프로그램이 대학진학에 포커스를 두고 있으면서도 여러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학교에 면학분위기가 조성되고, 점차 학교가 더 안전한 곳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Kensington의 교장 James Williams는 12+가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고 까지 말했다.


현열이가 이일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 것은 중학교때까지 집에서 생활하면서 이웃을 사랑하라는 기독교정신과,  미국최고의 고등학교 중 하나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서 베운 교훈인 "나를 위하지 않는(Non Sibi)" 정신, 유펜에 진학하면서 연결된 이글장학재단에서 항상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구상하고 실천하라 "는 정신이 그의 마음 중심에 차지하고 있었다. 그에게 오늘날이 있기까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좋은 정신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가장 좋은 고등학교에서 지냈던 그가 가장  열악한 고등학교에서 자기 일생의 한 부분을 보내며 돕는 삶이 진정 우리가 꿈을 꾸어야 하는 세계 1%의 삶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들아 고맙다.


12+ 에 대한 중앙일보 기사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2/09/06/8868102.html?cloc=olink|article|default

12+ website: http://www.12plus.org/the-gap/

세계 1%를 꿈꾸면 두려움없이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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