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들의 이야기

아빠, 저는 이말을 꼭 드려야 겠어요.

박중련 2009. 2. 5. 12:22

현열이와 나는 순복음뉴욕교회에서 윤복희씨와 함께연극공연을 함께 했다.

 

아들은 유펜에서 동아시아학과 재정학을 복수전공 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 생각을 실천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하버드대학에 버금가는 헌츠맨 프로그램Huntsman Program에 입학하는 것이다. 그 외로는 와튼스쿨이나 문리대에 입학해서 상대(相對)단과대학에 복수학위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 그는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헌츠맨 프로그램에 지원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가, 입학원서를 제출하는 날 세 방법 중 가장 경쟁률이 낮은 유펜 문리대를 선택하였다. 대학 일반전형 합격자 발표가 있던 날, 그는 꿈을 크게 가졌던 학생들이 자신들의 목표에 접근해 가는 모습을 보고, 나에게 아래와 같은 이메일을 보내왔다.

 

저는 아빠가 말보다는 행동을 중요시 여기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씀을 꼭 드려야겠습니다. 제가 지난 가을 유펜 문리대 수시에 지원했을 때, 저는 그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저는 유펜에 입학할 수 있는 좋은 조건에 있었고, 목표를 더 높여 잡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빠의 조언과는 달리, 비교적 안전한 길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 친구들이 대학으로부터 입학통지서를 받는 것을 보면서, 제 스스로 목표를 낮추었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던 행동이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 주위의 능력이 못 미치는 학생들마저도 최고 일류대학이나 일류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저보다 더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들과 달리, 저에게는 제 자신을 극한상황에 처해 놓거나, 큰 꿈을 향해서 가는 용기가 부족했었습니다. 저는 움츠린 상태에서 안전한 곳에 안주하였습니다. 지금 저는 이러한 소극적인 자세가 제 삶 다른 곳에도 스며들지 않았는지 염려스럽습니다. 저는 무언가 할 수 있는 확률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면 쉽게 포기했지만, 아빠는 몸소 불가능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이제 아빠에게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큰 꿈을 갖고 제 삶을 이끌어 나갈 것 입니다. 그리고 소극적이고 우유부단한 성격이 제가 하려는 일을 방해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훨씬 오래전에 이러한 약속을 했어야 했던 아들 현열이로부터

 

appa, i know you prefer actions over words, but these are some things that i have to say. when i was applying to penn last fall, i was so certain that i was doing the right thing. i thought that i had the best chance at getting into penn and that to raise my standards would be risking to much. i foolishly rejected your advice and took the easy way out. however, as my friends hear from colleges today, i now realize how stupid it was for me to ever lower my standards, to think that i just wasn't good enough was the stupidest thing i could have done. when i see if some incapable students around me apply to top notch schools, i think about how much more they have than me in terms of courage. unlike them, i didn't have the courage to put myself on the edge and go for big dreams. i stayed small, i stayed safe. and the worst part of it was that i constantly rejected your advice when you told me what you knew in your heart was right. i should have applied myself more and believe in myself more. now i'm afraid that i've let this defeatist attitude pervade to other parts of my life. i begin to think that i'm not that good at math or that i'm not that good at soccer. i think that there is no chance in hell that i can do something. but you showed me, through your own example, that impossible doesn't exist in your vocabulary. i will not lose sight of your paradigm and i promise you that from now on, i will pursue my life with the fullest of ambitions. i will not be stymied by hesitance. i promise you this.

                                                                           from a son who should have promised this a while ago,Albert

현열이는 유펜에서 학생의회 대의원 활동을 하면서도 1학년을 모두 최고학점을 받고 마쳤다. 그리고 자신이 유펜에 지원할 때 복수전공을 위해 염두에 두었던 와튼학부에도 편입지원해서 합격하였다. 그는 이제 최고로 선발되기 힘든 장학금이나 프로그램에 지원할 때도, 자신의 지원서가 수많은 사람들 것 중에서 “빛을 발할 것” 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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