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현열이의 엑시터 입학을 계기로 보딩스쿨에 대해 책을 쓰기로 결정하면서 아들 아이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여기에 공개해도 되는가를 물어보았다. 그는 더욱 많은 한국학생들이 엑시터에 진학했으면 하는 마음에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모든 것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현열이의 SSAT 수능 성적은 92이었다. 그 점수는 결코 높은 점수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90점 이상이면 유명 보딩스쿨에 갈 수 있다고 한다. 현열이는 SSAT 책 한 권을 풀면서 그 시험이 어떤 것이라는 정도를 읽혔을 뿐 학원은 다니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 시험이었고 일단 90을 넘었기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엑시터는 신입생의 SSAT성적을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평균점수를 알 수 없으나 웹사이트에 발표된 앤도버의 9학년 신입생 평균점수는 91점이다.
그의 중학 3년 간 학점은 모두 A였으며 중학교 때 치렀던 모든 시험도 전국적으로 1%안에 들었다. 현열이가 다니던 중학교에서는 등수를 표기하지 않기 때문에 석차는 알 수 없다. 미국에서는 전국적으로 4학년 8학년 그리고 11학년 때 수학 영어 과학과목에 한해 학생들을 평가하는 시험을 본다. 뉴저지 Grade Eight Proficiency Assessment (GEPA) (8학년시험) 시험에서 현열이는 전교 학생 184명 중 영어 1등 수학 1등 그리고 과학에서 5등을 기록했다. 이 결과는 교장선생님이 현열이를 격려해주기 위해 비공식으로 알려 주었다.
특별활동으로는 뉴저지주 유소년 축구대표팀 역임 뉴저지주 8강인 톨피도스(Torpedoes) 크럽 축구팀에서 센터미드필더(Center Midfielder) 버겐카운티 최연소 축구심판 오클랜드 타운 트래블링 농구팀(Travelling Basketball Team)에서 주전 중학교 농구 대표팀(Varsity) 선수 중학교 악단 드럼주자 중학교 시(Poem) 크럽 멤버 영재프로그램 학교 수학팀 특별미술활동 등을 하였다. 그 중 그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 것은 버겐카운티의 최연소 축구심판 라이센스를 갖고 심판을 보았던 일이다. 그는 라이센스를 받기 위해 어른들도 첫 통과율이 15%정도 밖에 안 되는 필기시험을 패스했다. 14살 이상이 되어야만 라이센스를 받을 수 있었지만 몇 달이 모자랐는데도 통과되었다.
그는 많은 일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럴 경우 아주 높은 질의 일을 하기는 힘들지만 미국사회에서 요구하는 공부 외에 여러가지 특별활동들을 하는데는 적격이다.
엑시터도 대학과 같이 입학시 에세이를 요구한다. 그는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생각이 깊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를 대하면 공중에 대고 적은 소리로 몇 번 반복하며 그 단어를 자기 것으로 꿀꺽 삼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비교적 강한 어휘와 표현력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에세이를 쓰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사의 추천서가 입학에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학교 선생님들과 면담시간을 가졌을 때 수업시간에 어려운 문제에 대해 시원한 답이 안나오면 끝에 가서는 모든 시선이 현열에게 모아진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만큼 그는 교사와 학생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간혹 교사가 답하기 힘든 질문을 하면 선생님이 화를 내기도 한다고 들었다. 그의 학구적 호기심과 탐구력은 엑시터와 같은 토론식 학습방법을 쓰는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열이의 수능성적 학업성적 특별활동 면담 선생님들의 추천서 그리고 에세이들이 모여서 그의 엑시터 입학을 결정지었다.
[전문가칼럼] 미국의 보딩스쿨(17)[LA중앙일보]
현열이가 9학년을 마치고 일본 오사카에서 부산으로 가는 배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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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미국의 보딩스쿨: 현열이의 엑시터 입학(하)[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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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리는 엑시터로부터 현열이의 영어 수학 성적표와 선생님의 평가서를 그의 추천서를 써주신 중학교 영어와 수학선생님들에게 보내겠으니 허락해달라는 편지를 받았다. 그 이유는 선생님들에게 현열이의 발전과정을 보여주고 출신학교와 계속 연관을 맺어 앞으로도 우수한 학생들을 추천 받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현열이는 9학년 1학기 때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 때 영어선생님은 현열이가 남의 말을 가로채고 남이 한말을 또 했다는 평을 주었고 수학선생님은 그가 내용을 완전히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시험성적이 불규칙하다는 평을 했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2학기 들어 모두 해결되었다. 보딩스쿨에서는 학부모가 선생님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장문의 편지로 학생의 학업태도를 전달하고 있다. 현열이가 택했던 수학은 그 학년에서 상위그룹에 속한 학생들이 듣고있다. 그는 8학년말까지 대수1(Algebra 1) 대수 2(Algebra 2) 기하(Geometry)를 모두 이수했기 때문에 9학년때 Pre-Caluculus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지도선생님은 기초를 확실히 하라며 60~70%가 거의 복습수준인 현 과목을 권했다. 물론 현열이반 학생들도 모두 같은 처지였기 때문에 선생님의 권고에 따랐다. 같은 논리로 한국에서 온 학생들은 대개 8학년때 Pre-Calculus에 상응하는 과목을 이수했기 때문에 Pre-Calculus를 듣고 있다. 그들은 2004년 세계수학경시대회에서 세계 2위를 한 미국팀 멤버 6명 중 금메달 리스트 3명을 배출한 미국 최강 엑시터수학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현열이가 엑시터로 향하기 몇 주전 우리는 학교 가는데 필요한 물건들을 사며 부산하게 보냈다. 어느 날 나는 우연히 현열이 방 컴퓨터 스크린에 그가 써놓은 글을 읽을 수 있었다. 현열이는 그 당시 하나님이 수재들이 많은 이곳에 자신을 보내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서 "엑시터에서 이것을 기억하라(Remember this for Exeter)"라는 제목으로 몇 가지 다짐을 적었다. ▲엑시터에서 이것을 기억하라. 1. 하나님을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Work hard for God.) 2. 엄마와 아빠를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Work hard for Mom and Dad.) 3. 누나 아이린과 여동생 레베카를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Work hard for Irene and Rebecca.) 4. 야즈(Yaz)를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Work hard for Yaz.) 5. 너는 할 수 없다고 한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일한다.(Work hard for everyone who said you can't) 6. 너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Work hard for yourself.) 그가 하나님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또 가족과 자신을 생각하는 것은 이해가 갔으나 야즈에 대해서는 의아했다. 야즈는 현열이의 클럽축구팀 코치로 그를 격려 해주었던 분이다. 현열이는 사춘기에 들어와서 팀 동료들보다 성장이 늦어져서 선수생활 하는데 힘들었다. 어떤 때는 자기보다 목 하나 큰 선수와 맞대결을 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을 믿고 격려해준 야즈에 늘 감사했다. 야즈는 인근 뉴저지주 축구 참피온인 라마포 고등학교 9학년 코치이며 체육선생님이기 하다. 그는 현열이가 라마포로 오기를 바랬었으나 축구선수 유치 경쟁학교인 엑시터에 상대방 코치로서 추천서까지 써주었다. 현열이는 그가 할 수 없을 거라고 비웃던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는 결국 이 모든 것이 자신과의 싸움이며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해서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중련 회계사의 연재글 '미국의 보딩스쿨'은 오늘로 마감합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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