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터에서 두 가지 일을 경험했었는데 학교가 이일들을 해결하는 것을 보며 느낀 바가 컸다. 하나는 기숙사에 대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축구 토너먼트 출전허가에 대한 일이었다.
엑시터로 향하기 몇 주전 우리는 현열이가 룸메이트 두 명하고 방을 함께 쓰게 되는 것을 알았다. 허지만 그 방이 어떤 상태인지는 몰랐다. 엑시터의 학생 수는 약 1천명인데 올해에는 예전보다 엑시터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8명분의 방이 모자랐다. 그래서 두 명이 함께 쓰는 두 개 짜리 룸에 학생 세 명이 배정을 받았다.
첫 날 방에 들어오니까 예상대로 미식축구선수가 방 하나를 차지했다. 그는 다른 방에 이층침대가 있기 때문에 그 곳을 경유하는 일인용 침대 있는 독방을 택했다. 현열이가 두 번째로 들어왔는데 일단 2층 침대의 밑에다 잠자리를 정하고 책상은 두 개 중 창가에 있는 쪽을 택했다. 이 것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리고 몇 십분 후 인도계 미국인 룸메이트가 왔다. 그는 간발의 차로 2층 침대 위와 어두컴컴한 쪽의 책상을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인도친구와 현열이는 같은 학비를 내고 옆 친구의 독방과 같은 크기의 방을 함께 써야 했다. 누가 봐도 불공평한 처사였다. 그 기숙사에 있는 12학년 선배들에게 물어봤는데 가장 먼저 온 사람이 좋은 방을 차지하는 것에 대해서 이의가 없었다. 그러나 다른 두 명에게는 축구선수와 같이 기숙사에 일찍 들어오는 것을 허락 받지 않았기 때문에 공평한 처사가 아니었다. 그러자 곧 인도친구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방들을 각각 자는 방과 공부하는 방을 나누자는 제의를 했고 난감했던 지도교사도 이를 찬성을 하였다. 그래서 침대와 책상들을 각각 한방으로 몰았다. 여기서 인도학생은 현열이를 물리치고 창가의 책상을 차지했다.
잠시동안 있었던 일이지만 우리사회 어디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을 케이스화해서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게 해주었던 것은 인도친구의 제의와 지도교사의 개입이었다. 만약 지도교사가 불분명한 태도를 취했다면 인도학생과 메인주에서 온 학생과 시비가 붙을 수도 있었다. 인도학생과 현열이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갖고있고 메인주에서 온 학생도 두 학생들의 질시를 받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1년을 보내기엔 서로에게 힘들었을 것이다. 지도교사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든 학생에게 공평하도록 배려했다.
다른 한 케이스는 뉴저지에서 열리는 축구토너멘트 때문에 토요일 수업을 거르고 금요일 저녁 기숙사를 떠나 일요일 저녁에 오는 것을 허락 받을 때였다. 이 학교에는 어느 여학생 현열이와 같은 동네 크럽축구팀에 있는 학교 친구와 현열이가 해당되었는데 각자 탄원서를 써야 했다. 모두 같은 축구 크럽에 속해있었고 같은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같은 결과를 기대했었다. 현열이는 여학생에게 허가가 나온 것을 안 상태에서 신청을 했는데 허가를 받지 못했다. 똑 같은 내용의 신청서에 학교가 상반된 결과를 준 것이다. 학교의 공신력이 실추되는 상황이었다.
사태파악을 한 학교는 학생들을 불러서 앞으로 축구토너멘트가 몇 번 있을 것인가 등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고 이일을 바로 잡아주려는 노력을 했다. 앞으로 이번 외에 노동절때 메릴랜드주에서 토너멘트 하나가 더 있었다. 그래서 학교는 두 토너멘트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였고 학생들은 기말고사와 겹치는 메릴랜드주 토너멘트를 포기했다. 만약 학교가 자신들의 잘못된 일 처리를 감추기 위해서 전에 허가한 학생까지도 참가하지 못하게 했다면 학생들을 노엽게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공부에 피해가지 않게 하기 위해 불허한 결정도 쉽게 져버릴 수 없었다. 학교는 지혜를 써서 자신들의 잘못을 시정하면서 학교의 권위도 세울 수 있었다.
미국 12대 현대 건축물 중에 하나인 엑시터 도서관
[전문가 칼럼-미국의 보딩스쿨(16)]엑시터에서의 에피소드들[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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