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딩스쿨

전문가 칼럼]미국의 보딩 스쿨(9)[LA중앙일보] 박중련 공인회계사   미국 보딩스쿨의 대명사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의 아카데미 빌딩. 입구에는 "소년들아 이곳에 오라 그러면 사나이가 될것이다"라는 문구가 세겨져 있다.

기사입력: 08.13.04 18:51

엑시터의 시설은 거의 대학 수준이다. 470에이커의 방대한 땅에 126개 빌딩이 산재해 있으며 학교재단의 규모는 5억6천만 달러로 미국고등학교 중에서 가장 크다. 엑시터에는 최첨단 천문대, 과학관, 미술관, 음악관 등이 있다. 천문대에는 11인치와 14인치 반사 망원경 그리고 Robotic 망원경이 있으며, 최근에 3천8백만 달러를 들여 준공된 펠프스 과학관도 고등학교용으로는 최첨단이다. 그리고 저명한 건축가 루이스 칸이 디자인한 도서실도 고등학교 도서실 중 세계 최대이며 건축학계가 인정한 걸작이다. 운동시설은 현열이가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곳이었는데 실내 농구장 4개, 실내 아이스 링크 2개, 실내 수영장 2개, 스콰쉬 코트 14개, 테니스 코트 24개 등 거의 한 국가의 선수촌을 방불할 정도이다. 그 동안 악기나 성악을 공부했었던 학생들은 학교에서 레슨을 받게 주선해 주고 비슷한 수준에 있는 학생들끼리 악단을 조직해 주어 연습을 계속할 수 있다. 엑시터에는 1천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200명의 교사들이 있다. 이중 20%가 박사학위 그리고 80%이상이 석사학위 이상 소유자이다.엑시터 교장인 팅그리 박사는 부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의 교사모집 경쟁상대는 타 보딩스쿨이 아니라 미국에서 손꼽히는 명문대학인 윌리암스 칼리지(Williams College)라고 밝혔다. 엑시터가 이런 대학과 경쟁을 하려면 교사들의 복지가 대학을 능가해야 한다. 교사들은 처음 8년 간 기숙사 사감을 하게된다. 교사가 학생들 생활의 이해를 돕고 기숙사에서 학생지도의 필요성 때문에 생긴 규정이다. 그리고 나면 학교 소유의 독립된 가옥에서 거주할 수 있다. 엑시터는 non sibi(나를 위하지 않는)와 goodness and knowledge(덕과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매일 학교조회시간에 학교정책이나 노벨상수상자, 문학가, 정치인 등 외부유명인사들을 초빙해 연설 듣는 시간을 갖는다. 강연은 일주일에 3일 정도 되는데 이때 초빙되는 인사들은 일반대학에서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한 인사들을 초청할 수 있는 것은 학교의 명성과 학교가 배출한 훌륭한 졸업생들이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러한 석학들이 학생들에게 책과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그들만의 경험담과 조언을 해주고 있다. 어느 날 누나가 자신이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현열에게 보내고 싶어 전화를 했다. 책의 제목은 뉴스위크지의 커버스토리가 되었던 다빈치 코드로 엑시터 출신인 댄 브라운이 쓴 소설이다. 전화에서 현열이는 몇 주전에 그가 학생들에게 연설을 했다고 해서 누나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엑시터는 미국에서 대통령예선을 가장 먼저 하는 뉴햄프셔주에 있기 때문에 모든 대통령 예비후보들이 그 곳에서 꼭 연설을 한다. 최근에도 학교에 존 케리를 포함한 모든 민주당 대통령예비후보들이 왔었다. 이 모임은 길 건너 마주보고 있는 엑시터 공립고등학교와 공동 주관하고 있는데 학교 주변 커뮤니티와 시설, 자원, 좋은 기회 등을 함께 나누는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학교가 non sibi(나를 위하지 않는) 정신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볼 수 있다. 엑시터는 세계 모든 지역의 우수한 젊은이들에게 경제적 능력에 관계없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존 필립스 박사는 모든 곳에 있는 청년들에게(youth from every quarter) 엑시터의 우수한 시설과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전 세계 30여 개국과 미국 거의 모든 주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명성 있는 보딩스쿨 만이 줄 수 있는 환경이다(youth from every quarter) 엑시터의 우수한 시설과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전 세계 30여 개국과 미국 거의 모든 주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