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열이가 엑시터에서의 마지막 날 수업시간에 받았던 느낌과 그날 저녁 컨트리 클럽에서 있었던 프롬파티에 대해서 쓴 글이다. 이 사진은 현열이의 엑시터 졸업식 장면인데 현열이는 왼쪽에 서있는 6피트 8인치 키의 농구선수인 제이슨 올로프(Jason Orloff)의 바로 뒤에 서 있었다. 올로프는 현재 스탠포드대학 농구팀 주전 포워드로 뛰고 있다. 엑시터에서는 졸업식을 야외에서 하는데 그날 비가 올려고해서 조마조마하게 보냈다.
아침 8시이다. 나는 구겨진 셔츠에 헐렁하게 넥타이를 맨 채로 교실로 뛰었다. 엑시터에서의 마지막 날 수업을 듣기 위해서 이었으며, 옷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난밤 새벽 3시까지 기숙사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고, 졸업앨범에 사인을 하며, 그리고는 휴게실에서 축 늘어진 채로 있었다. 나는 그 후 오전 5시에 친구들과 함께 마지막 아침식사를 했고, 교실에 도착할 즈음에는 설친 잠 때문에 매우 지쳐 있었다.
이날 매 수업시간마다 하크네스 테이블에 앉았지만, 나는 이 마지막 순간이 줄 거라고 생각했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아마 평소 50분 이었던 수업이 25분 만에 끝났고, 해 올 숙제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또는 이날 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댄스파티에 대한 흥분감 때문에 부분적으로 희석되었을 수도 있다.
엑시터는 졸업반(12학년)에게 마지막 수업이 있는 날 밤에 프롬(댄스파티)을 열어준다. 그 이유는 졸업생들이 프롬에 초청한 후배들을 배려해서이다. 여하튼 마지막 수업이 끝나자 다수의 여학생들이 허둥지둥 인근 미용실로 달려갔다. 여학생들은 보통 프롬 전에 화장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오후 내내 분주했다. 그러나 남학생들은 여자의 가슴에 달아줄 꽃과 부토니어를 가져오는 것 외에는 별로 할 일이 없어서, 밤이 될 때까지 캠퍼스 주위를 배회하며 시간을 보냈다.
공립학교와 달리 엑시터의 프롬은 학교의 전통이 주는 독특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도서실 앞 잔디밭에서 친구들이나 가족과 사진을 찍기 위해 1시간쯤 운집해 있었다. 남학생들이 턱시도를 입고 여학생들이 비싼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이 웬 지 이상해 보였다. 우리는 도서실 앞의 사우스 콰드South Quad를 가로 지르는 긴 길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는데, 우리의 고급스러운 옷은 주위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사진 촬영이 끝나자 대형버스 8대가 우리를 프롬이 열리는 애킨슨 컨트리클럽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도착했다. 그곳까지 1시간 정도 걸렸는데, 버스 안에서 나는 거리가 좀 더 가까웠으면 하고 마음을 졸였다. 클럽에 도착하자 나는 파트너와 함께 프롬장소인 그랜드볼룸으로 향했다. 나는 앞으로 계속 나아가기 전에 한 번 심호흡을 해야 했다. 샹들리에로 뒤덮인 천장과 우아하게 장식된 테이블들이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웅장한 모습으로 넓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학생들이 테이블에 앉자 모든 것이 어울리기 시작했다. 도서관 앞에서는 어색하게 보였던 우아하게 차려입은 커플들이 이제야 제집을 찾은 것 같았다.
그날 밤은 뷔페 디너로 시작했다. 메뉴가 머리에 떠오르지 않지만 맛있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식사 뒤에는 커플들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특별한 순서가 없었다. 어떤 커플들은 컨트리클럽과 파티오(옥외 테라스)위를 걸었다. 나는 프롬 파트너와 개울을 따라 길게 뻗은 산책로를 걸었다. 그 개울물과 돌 구조물은 불빛에 반사되어 찬란한 광채를 띠었다. 많은 커플들이 테이블에 앉아 작은 호수를 바라보며 그날 밤 마음 깊숙이 갖고 있던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잠시 후 DJ가 큰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주자 대부분의 커플들이 댄스 플로어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날 밤의 음악은 최신 유행곡부터 80년대 히트송까지 다양했다. 대부분의 노래들은 생동감이 넘쳤고, 그 안에는 느린 곡도 몇 개 잘 섞여있었다. 내가 학교에서 4년을 지내면서 겪은 엑소니안들은 파티를 즐기거나 춤을 잘 추는 타입이 아니다. 그러나 음악이 울려 퍼지자, 그들의 억제된 감정은 모두 사라져 버린 듯 했다. 나는 춤을 못 춘다고 가장 먼저 인정해야 할 사람이지만, 이번이 친구들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수줍음은 옆으로 재껴 놓았다. 대신 전력을 다해 나아가 음악에 맞추어 자유롭게 움직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내 모습이 매우 어리석어 보였을 것이다. 리드미컬한 면에서 부족한 나의 동작도 그날 밤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으며, 나는 그 밤이 영원히 지속되길 바랐다.
다행히 엑시터 학생들도 시간의 힘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새벽 1시가 되자 DJ는 마지막 노래로 비타민C의 ‘친구는 영원하다Friends Forever'( http://www.youtube.com/watch?v=FWitXo2sgJ0&feature=related )라는 곡을 들려주었다. 이것은 90년대에 유행했었는데 가사는 졸업한 뒤 ’우리가 함께 지낸 모든 시간‘을 기억하자는 것이다. 솔직히 그날 밤의 마지막 노래로는 적격이었지만, DJ가 어떤 다른 노래를 골랐어도 그 순간의 중요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합창이 나왔으며, 나는 그 순간이 영원히 가지 않기를 바랐다. 나는 화려한 복장이나 그랜드볼룸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그저 방안을 뒤덮은 행복감 속에 젖어있는 친구들을 붙잡은 상태로 계속 있고 싶었다.
그날 밤 순서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가는 도중 잠이 들었는데, 나는 프롬에 갈 때의 조바심과는 반대로 버스가 영원히 달려주기를 바랐다.
Senior Week Part 1 (Last day of Classes – Prom)
It was 8:00 am and I ran to class in a wrinkly shirt and loosely worn tie. I was heading towards my last day of classes at the Academy and I didn’t care much for how I was dressed. I had spent last night staying up until 3 am with my entire dorm for the final time, playing video games, signing yearbooks, and lounging around in the common room. Since we all decided to share our last breakfast together two hours later at 5 am, I was exhausted by the time I reached the classroom.
As I took a seat around the Harkness table for each one of my classes, my last few moments in the classroom didn’t possess the finality that I thought they would have. Perhaps this was because these final classes would only be twenty-five minutes long opposed to the usual fifty and because no homework had been assigned for any of them However, I believe that the sentimentality that should have been attached to my final classes at Exeter were compromised in part due to the excitement that awaited the seniors later that night.
Exeter hosts a prom for its graduating seniors on the night of the last day of classes. It is commonly believed that this logistical sequence is to accommodate the underclassmen who are invited by seniors to attend prom. In any case, after the final class of the day, many of the female students I know hurried over to local hair and beauty salons. Girls usually have to do a lot of cosmetic preparation prior to prom, so the afternoon following the last class is usually quite hectic for them. For the men, however, the afternoon after the last class is usually very relaxed; besides picking up a corsage and boutonniere, the guys don’t have much to do so they usually just hang around campus until the girls come back.
Unlike those of public schools, Exeter’s prom has a distinct identity that is created by its traditions. The students congregate on the lawn in front of the library for about an hour or so to take pictures with friends and family. It felt very strange to see my male classmates dressed in tuxedoes and my female classmates dressed in expensive dresses. We were all hanging around in front of the library on the long pathways that traverse the south quad, and our lavish attire did not fit in with the surroundings.
Once the picture taking concluded, around eight coach buses came to pick up and transport the students to the prom’s location, the Atkinson Country Club. I remember waiting anxiously in the bus and wishing the ride were shorter as we drove for an hour to get to the location. When we arrived there, I walked with my date into the grand ballroom of the venue. I took a deep breath before continuing onward. The chandelier-covered ceilings and sophisticatedly decorated tables filled the spacious area with an indescribable grandeur. And, once the students began filling the tables, everything began to fit. The elegantly dressed couples that had looked so out of place in front of the library finally looked at home.
The night began with a buffet dinner, whose menu I do not recall, but was nonetheless delicious in my memory. Following the dinner, the night became open for the couples to do a variety of things. Some couples made their way to the hired photographer who took "official" photos that had been paid for in advance. Others decided to take a stroll on the patio outside of the country club. I spent a good deal of time walking with my prom date alongside a path that stretched beside a stream, whose waters and adjacent rock structures glowed brilliantly from the reflection of the many light fixtures. Many sat at tables overlooking a small lake, talking about whatever thoughts were conjured up during that special night.
6-17-2 프롬이 열렸던 애킨스 골프 클럽
(Sources credited to Atkins Country Club)
However, after a while, the majority of the couples began to congregate on the dance floor as the DJ blasted music from a large speaker system. The night’s musical repertoire consisted of everything from today’s popular songs to hits from the 80’s. While most of the songs were upbeat, some slow ones were also put into the mix. After four years at Exeter, I had come to the conclusion that Exonians were not the best partiers/dancers. However, at prom, all the inhibitions of my classmates seemed to dissipate as the music rang through the air. I’ll be the first to admit that I cannot dance. But when I realized that this would be the last time I could have this type of fun with my classmates, I swept all bashfulness aside. I went all out and moved freely to the music. In retrospect, I would probably cringe if I were to see a recording of myself from that night. Still, my rhythmically challenged moves did not detract from my fun, and I did not want the night to end.
Unfortunately, not even Exeter students can defy the power of time, so at one a.m. the DJ played the last song: Graduation (Friends Forever) by Vitamin C. This was a popular song in the 90’s and its lyrics spoke about remembering "all of the times we had had together." In all honesty, although the song was quite fitting for the occasion, the DJ could have chosen anything and it would not have affected the importance of that moment. As the chorus played for the last time, I remember not wanting to let go of that moment in time. I didn’t care much for our fancy clothing and grand ballroom;I just wanted to hold on to the people around me, covered in the happiness that occupied the room.
When the night concluded, we drove back to school in our coach buses. Most of the people fell asleep sometime during the drive and, unlike on the ride to prom, I wished the bus ride would never end.
'엑시터와 앤도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졸업식 3장: 엑시터 학생으로서의 마지막 밤 - 졸업식날 일요일 아침예 (0) | 2010.06.22 |
---|---|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경험기 (0) | 2009.07.15 |
The Unforgetable Lesson (0) | 2009.02.20 |
엑시터 졸업식 (2007년 6월) (0) | 2009.02.19 |
엑시터에서의 마지막 수업과 프롬파티 (0) | 2009.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