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터는 매 학기가 끝날때 마다 4-5장 정도의 선생님의 코멘트가 적힌 성적표를 보내온다.
내가 엑시터 캠퍼스에 처음 들어왔을 때, 나는 성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안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중학교에서 정상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엑시터가 그러한 시간의 연장이 될 줄로 믿었다. 그러나 이 덜 익은 자신감은 수학시험 하나로 산산조각이 났고, 공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되었다.
일찍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나는 학과공부에서 A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러므로 수학 선생님이 내가 처음 치른 시험지를 돌려주었을 때, 겉장에 쓰여진 글자 'C'는 나를 혼미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것이 바른 답 'Correct'를 의미하는 것일까?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답안지들을 넘기면서 내 답에 그어진 빨간 줄들을 보고는 'C'가 ’바른 답‘의 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나는 시험지를 손에 움켜진 채 수학 선생님에게로 다가갔다. 나는 무언가 중얼거리기 시작했으나 더듬거리다가 멈추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 마음에 처음 와 닿은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보슨 선생님, 제가 이 시험 점수를 몇 점 더 올리기 위해 추가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나요?’
그는 나를 흘끗 쳐다보면서 “우리, 언제 시험지를 다시 한 번 검토하고 나서 질문이 더 있는지 보는 것이 어떠냐?”라고 하셨다. 그의 제의에는 동의했지만 내가 오직 바랐던 것은 나의 엑시터 경력에서 이 추한 자국을 지워버리는 것이었다. 다음날 나는 시간에 나는 이보슨 선생님 교실로 가서 그의 책상 옆에 앉았다. 잠시 후 그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트렌치코트와 보자를 쓰고 들어왔다. 그가 내 옆에 앉는 순간 나는 곧 추가 크레딧 가능성에 대해서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는 “천천히”라고 말하면서, “우리 그 시험문제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보자. 네 실수들을 한 번 검토해 보았니?”라고 물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어제 이후 시험지를 다시 쳐다보지도 않았다. 내가 했던 유일한 일은 이 보기 흉한 시험성적을 고치기 위해 추가 크레딧이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한 것뿐이었다.
“현열, 너는 정말 시험성적을 생각하기 이전에 그 시험에서 다룬 내용들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는 네 자신을 미치게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금 문제 하나하나를 보면서 그것을 어떻게 풀 수 있는지 내게 말해 줄 수 있겠니?” 그 시험지를 다시 쳐다보자, 나는 그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보슨 선생님, 저는 이것을 어떻게 풀지 전혀 모릅니다.”라고 좌절감을 느끼면 대답했다. 그는 “숙제는 계속 해 오고 있었니?”하고 물었다. 그 시험이 있기 전에 숙제를 했던 밤들을 돌이켜 보면서, 나는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내가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었음을 깨달았다. 뭔가 적었어야 할 페이지는 사실상 비어 있었다. 나는 적은 노력으로도 중학교에서만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할당된 문제들을 죽 훑어만 보았었다.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내 위치를 분석해 보자, 현재 배우고 있는 수학에 대해 나에게 기초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열, 성적들은 뒤로 하고 학습내용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여기는 더 이상 중학교가 아니야,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노력할 필요가 별로 없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엑시터는 다르다. 네가 그것을 깨달을 때까지, 여기서 힘든 시간을 갖게 될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대화가 끝난 뒤 그는 시험지에서 한 문제를 혼자 힘으로 풀게끔 숙제를 내 주었다. 그날 밤, 나는 방으로 돌아와서 다른 숙제들을 하기 전에 그 시험지를 열었다. 그로부터 1시간, 나는 전에 숙제에서 소홀히 다루었던 공식들을 사용하고 지나쳤던 모든 수학 개념들을 간파하면서, 그 문제를 풀어 나갔다. 그 문제를 끝낼 즈음에는 밤이 깊었는데, 페이지에 꽉 찬 작은 글씨들을 보면서 무한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 차분히 앉아 정말로 머리를 써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고, 그 기분은 매우 좋았다.
다음날, 나는 시험문제를 갖고 교실로 들어갔다. 나는 이보슨 선생님에게 그 종이를 내밀었고, 답안지를 자세히 보시는 그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는 얼굴에 큰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향해 “이제 뭔가 되어가고 있구나.”하고 말했다. 답안지를 돌려받았을 때, 이상한 감각이 나를 엄습하는 것을 느꼈다. 그것에 대해 더 생각해 보자 나는 깜짝 놀랄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전날 밤에 오직 배우기 위해서 그 모든 일을 끝냈다. 나는 그 문제를 풀면서 쏟은 시간에 대해 추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추가 노력으로 인한 성적에서 기대했던 변화도 없었다. 그러나 유일한 변화 그리고 아마도 가장 큰 변화는 나의 자세에서 일어났다.
엑시터에 오기 전, 내 학업의 성패는 내가 받은 성적들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생각했었다. 중학교에서는 내가 원하는 성적을 받는데 별다른 노력이 필요 없었다. 시험만 잘 보면 모든 것이 오케이였다. 그러나 수학시간 그 순간부터, 나는 성적은 한 주제에 대한 나의 이해를 측정한 것이고, 엑시터에서는 그 잣대가 높이 올리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엑시터는 나에게 학문에 대한 진실한 이해를 염두에 두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일단 그러한 이해를 하고나면 성적은 자연히 뒤따라온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세계 1%를 꿈꾸면 두려움없이 떠나라. http://www.youtube.com/watch?v=Skw6Nv8pS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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