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오후에 교회에서 SSAT 강좌를 받는 학생들의 부모님들에게 자식을 보딩스쿨에 보내고 거기서 느낀바를 "세계 1%를 꿈꾸면 두려움없이 떠나라." 라는 제목으로 책을 저술한 사람으로서 세미나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동안 장점을 많이 부각시켰는데, 좋은 것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다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상당히 객관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일단 미국의 교육학군에서 고등학교 진학을 하게되면, 그 고등학교가 얼마나 좋은 대학입학성적을 냈는가의 기준에 의해서 우리는 학군을 평가한다. 뉴저지의 경우, 프린스턴 근교와 버겐카운티의 리지우드나 테나프라이가 금방 눈에 뛴다. 좋은 학군을 유지하려면 좋은 학생들과 좋은 선생님 그리고 좋은 시설이 필요하다. 좋은 선생님과 좋은 시설은 School Tax 로 보충되는데 결국 주민들이 그만큼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좋은 학생들은 좋은 학군을 찾는 경제적으로 능력있는 부모들이 높은 교육세의 부담을 안고서라도 이사를 오기때문에 모을 수 있다. 그러한 좋은 학군은 학생, 선생, 시설 등을 좋게 유지하는 선순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는 광역학군마다 있는 과학고와 같은 특목고들이다. 이러한 학교들은 모든 지역주민들에게 공정하게 열려있어야 하기때문에 동네당 인구비례로 최소한 1명내지는 많게는 4-5명까지 할당이 된다. 일단 시험을 통해서 자격을 갖춘 학생들을 걸르고 다음에 지역적 배려에 의해서 정원을 선발한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에게 option이 있는 것이 주변에 있는 사립고등학교인 Day School 이다. 일반 사립고등학교는 재원이 풍부하지 않아서 고액의 학비를 내야만 다닐 수 있다. 이것은 과학고와 지역 일반고등학교에서 School Tax로 충당하기 때문에 추가로 내야하는 학비가 없는 대신에 사립고등학교는 School Tax외에 추가로 내야한다. 많은 학부모들이 여기까지만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다음에 등장하는 옵션이 전국에 특히 뉴잉글랜드 쪽에 산재해 있는 엑시터나 앤도버와 같은 보딩스쿨이다.
저는 자녀 셋을 한명은 과학고, 한명은 보딩스쿨, 마지막은 일반고등학교로 진학을 시켰기 때문에 세 시스템의 장단점을 잘 알고있다. 그럼 우리가 사는 지역의 일반 중학교를 다녔던 기억을 돌아보겠다. 세 아이 모두 우리 지역의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는 다 함께 다녔다. 초등학교까지는 별 문제 없이 다녔는데, 사춘기로 접어드는 중학교에 다니면서 세 명 모두 인종차별과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다. 모두 아주 심하게 당했으며 세명 모두 연장선상에 있는 같은 고등학교가기를 부담스러워했다. 중학교에서 투명인간으로 혼밥을 먹는다던가 또는 노골적으로 인정차별의 말을 내뱉는 다던가 하는 행동들이다. White Collar 직장인들이 사는 지역의 학생들은 그래도 어느정도 가정교육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 사는 학생들은 부모가 하는 말과 행동들을 따라하기 때문에 그들이 갖고 있는 잠재의식이 그대로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지역고등학교를 탈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큰 딸과 아들은 지역 일반고등학교를 탈출할 수 있었다. 큰 딸은 Bergen Academies의 AAST에 입학이 되어 4년간 본인 말로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한다. 각종 Activity에서 지도자 역활도 하고 음악, 체육 등을 포함한 모든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게 했다. 공부는 기본이고 아주 우수한 친구들과 졸업 후에도 계속 관계를 맺고 있다. 졸업정원 100명중에 거의 40% 이상이 Ivy나 MIT 와 같은 우수한 대학으로 진학했다. 큰 딸은 미시간대학의 Honors Program에 진학해서 후에 시카고대학 로스쿨을 나와 지금 미국 연방증권감독원(US SEC)의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큰 딸의 경우는 아쉽게도 보딩스쿨에 대해서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었기 때문에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다. 아마 많은 한국학부모들이 이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딩스쿨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들의 경우는 중학교때 프린스턴 대학출신의 Tutor한테 영어독해에 대한 교육을 받았는데 그 선생님이 한 번 엑시터와 앤도버와 같은 보딩스쿨을 추천해 주었다. 아마도 아들이 영어에 뛰어나서 그런 생각을 갖지않았나 생각된다. 그리고는 간접적으로 뉴저지에서 축구캠프가 때로는 프린스턴 인근에 있는 로렌스빌 이라는 보딩스쿨 운동장에서 하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그래서 시설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다른 경로로는 Johns Hopkins의 Center for Talented Youth에서 주관하는 캠프에 갔었는데 거기서 선생님 보조를 하는 학생들이 보딩스쿨 출신들이 꽤 되어서 그 학교 다니는 학생들을 보고 괜찮은 형과 누나들이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주위의 다른 부모가 보딩스쿨을 시도하는 것을 보고, SSAT 책을 보게 공부를 하였고, 또 세 학교 정도 방문을 하고 엑시터로 결정하였다.
보딩스쿨은 과학고가 아니기 때문에 300명 정원 중에는 수학과 물리를 잘하는 과학적 성향의 학생들 뿐만아니라 Dan Brown과 같은 소설가, 역사학자, 정치인이 되려는 학생도 있고, 예능분야의 음악, 미술, 무용등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 운동등 다양한 학생들이 포함되어있다. 따라서 서로가 잘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수학과 물리를 잘하는 학생들이 몰려있는 과학고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그래서 과학고 학생들의 SAT 성적이 2300에 거의 육박하지만, 보딩스쿨의 경우는 2100에 머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수능시험으로 보딩스쿨 학생들의 객관적 우수성을 판단하기 힘들며, 수능시험이나 AP 등을 쌓악나가는 스펙관리를 하는 교육환경이 아니다. 지난 200년간 계속 발전해온 커리큘럼에 의해서 자신들이 이 학교를 졸업하면 최소한 어떤 자질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을 생각하며 교육을 하고 있다. 주로 여러가지 사회이슈를 생각하고, 감상하며, 더 좋은 인간사회 건설을 위한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딩스쿨도 그 지역주민에게 일정 퍼센티지는 데이스쿨학생들에게 허용하고 있다. 앤도버는 25%, 엑시터는 20%, 로렌스빌은 그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학교의 정체성이 보딩이 아니라 데이스쿨이 될 정도로 과도한 면이 있어 주변에서 통학하는 학생들도 기숙사 생활을 권유내지는 require하고 있다. St. Paul's 의 경우는 100% 보딩인데 학교가 위치한 곳이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 아니어서 극소수 %를 허락하기보다는 아예 전체 보딩으로 책정한 면이 있다. 반면에 보스턴에 있는 밀턴이나 프린스턴 근교의 로렌스빌은 주변의 대학교수 자녀들을 포함한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서 우수한 데이스쿨 학생의 비중이 높아서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보딩스쿨과 데이스쿨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보딩스쿨은 재단규모와 학교시설에서 데이스쿨보다 월등히 크다. 미국의 10대 보딩스쿨의 재단 규모는 재학생 500-1000명을 갖고 있는데 반해 적게는 3억불에서 많게는 13억불까지 있다. 한 학생당 50만불에서 130만불 정도 된다. 반면에 비슷한 규모의 데이스쿨도 1억달러를 넘는 재단을 갖고 있는 데이스쿨이 거의 없다. 시설은 데이스쿨의 경우 주로 도심에 있기 때문에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좋은 시설을 갖출 수 없다. 반면에 보딩스쿨은 교외에 주로 위치해 있고, 최고의 선수촌을 방불케하는 체육관, 뮤지움고 같은 미술관, 예술의 전당 소공연실 정도되는 공연장, 기숙사와 한 크래스에 12명으로 제한하는 학구적인 분위기 넓은 자연속에 파무친 캠퍼스를 갖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시설과 충분한 재단을 갖고 있는 경제적 여력때문에 데이스쿨에서는 받기 힘든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크다.
미국사회에서 보딩스쿨이 어떻게 묘사되어있는지를 알 수 있는 두 가지 영화가 있다. 하나는 Love Story이고 다른 하나는 Trading Place인데 Love Story에서 주인공인 Elliot역의 Ryan O'Neil이 엑시터를 졸업하고, 하버드 학부와 로스쿨을 졸업한 것으로 나오고, Trading Place에서는 거지인 Eddie Murphy와 직업을 교환하는 투자자문가인 Dan Ackroyd가 엑시터 출신으로 묘사된다. 일반적으로 Old Money의 전통적집안에서 자란 학생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