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엑시터 졸업 9년째인 2016년 Ewald 기숙사 동기동창들의 현황

박중련 2016. 2. 8. 23:30

 

 

 

                                                              (2007년 졸업앨범에서 함께 사진 찍은 Ewald 기숙사 동기들)

 

현열이가 엑시터에 9학년으로 입학하던 2003년, 그에게 배정된 기숙사 Ewald에서 학부모, 학생들과 만나지 어언 13년이 지났다. 앞으로 이 학생들이 이 기숙사에서 4년간 함께 살며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미래를 펼칠지 궁금했었다. Ewald 기숙사는 옆에 있는 North Main Street 기숙사와 함께 1969년도에 건축되었다. 엑시터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하버드의 빨간 벽돌 건물들과 달라서 캠퍼스에 속하는지 설명을 들어야 할 정도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두 기숙사 학생들은 자기 기숙사에 대한 소속감이 강하다. Ewald는 말 그대로 Mr. Ewald의 기부금으로 건축되었고, 옆의 기숙사는 기부자가 무명을 고수해서 그곳 지명을 붙여 North Main Street 기숙사로 명명되었다. 

 

Ewald의 동기들은 모두 12명인데 4년간 함께 생활을 해와서 형제 같은 분위기다. 이들은 2007년 졸업시 모두 제각기 다른 대학에 진학했는데, 5명이 아이비리그에 진학했다. 알파벳 순으로 나열하면 Babson, Columbia(대학 3학년때 편입), Cornell, Chicago, Harvard,  Haverford, NYU, Penn (현열), Princeton, St. Olaf, Tufts, Yale 이다. 편의상 진학한 대학명을 학생 이름대신 사용했다.

 

Penn에 입학한 현열이는 이 블로그에서 충분이 설명했는데, 그는 유펜에서 동아시아학과 재정학으로 문리대와 와튼스쿨에서 복수 학사학위를 받았다. Oliver Wyman 에서 재정 컨설팅을 1년간 마치고 필라델피아 시에 있는 비영리 교육기관인 12+에서 2년간 봉사했다. 그리고 2014년 유펜 법대와 프린스턴 우드로우 윌슨 행정대학원의 4년 복합과정에 다니고 있다. 현재 유펜 법대 2학년으로 Toll Public Interest Law Scholar이며 Penn Law Review에 편집인으로 있다.

 

Babson군은 9학년때 Harvard군, 현열이 셋이서 두 방을 함께 사용해서 사이가 가깝다. 그는 인도계 미국인으로 아버지가 케냐에서 화학공장을 갖고있는 부유한 집안출신이다. 학부 비즈니스 스쿨의 명문인 Babson College에 진학해서 컨설팅 분야에 발을 디뎠다. Babson 군과 아래 St. Olaf 군이 일반 엑시터 학생들이 택하지 않은 대학에 진학해서 그들의 인생이 어떻게 전개될까 궁금했었다. 놀랍게도 그는 현재 Harvard출신도 입사하기 힘든 컨설팅 회사인 McKinsey 뉴욕오피스에서 Private Equity Analyst로 일하고 있다.

 

St. Olaf 은 미네소타에 있는 노르웨이 계통의 선교사가 세운 루터란계의 작은 인문계 대학이다. 졸업식 전날밤 부모님들과 학생들이 저녁 식사할 때 St. Olaf대학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졸업앨범을 보면 6 feet 가 넘는 훤칠한 키에 베이스 기타를 치는 금발머리의 학생이다. 이 학생 가족은 엑시터가 위치해 있는 뉴행프셔 주에 사는데 그의 아버지도 도시에서 온 다른 학부형들과는 다르게 고급가구를 만드는 사업을 한다.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해서 그가 음악공부를 하는 줄 알았는데,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다트머스 대학 물리학박사 과정에 있다. 대학 다니던 중 뉴저지 주에 한 번 들려서 현열이가 팔리세이드 파크의 한국음식점에서 불고기를 대접했는데, 장발에 덥수룩한 수염을 한 멋진 히피모습으로 나타나서 그를 놀라게 했다.  예상대로 이대학은 음악프로그램이 유명하고, 거의 전교생이 해외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거치는 대안 대학같은 곳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12번째로 가장 많은 학생들이 박사학위 프로그램에 진학하며, 캠퍼스가 그림과 같이 아름답다고 위키피디아에 소개되었다. 그 학생이 멋진 대학선택을 했구나하는 생각을 가졌다.

 

Harvard군은 뉴햄프셔 주 옆의 메인 주 남부에서 온 학생으로 체격이 크고 엑시터에서 미식축구 선수를 한 아일랜드 계통의 학생이다. 메인 주 남부는 엑시터가 있는 뉴헴프셔 주의 웬만한 다른 지역보다 가까운 곳이다. 수학과 물리를 좋아한 천재적인 학생인데 Harvard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유명한 Space X에 입사했다. 최근에는 친구들과 동업으로 회사를 차렸다고 한다. 창의력과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친구이다.

 

Cornell은 Costa Rica 에서 온 순수한 미국계 백인학생인데, 부모가 그곳에서 대규모 바나나 농장을 하고 있다. 훤칠한 키에 금발인 집안식구들을 보면 북구 유럽인 같이 보였다. 그는 코넬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제약회사인 Novartis 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코넬대학의 Polo 팀에서 선수생활을 했는데, 엑시터는 Polo 팀이 없으므로 아마 코스타리카에서 꾸준히 말을 탔을 거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그의 가족 생활수준을 엿볼 수 있다.

 

Chicago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순수 백인학생인데 대학가기 전 무작정 한국에 가서, 서강대에서 한국어를 1년간 공부했다. 매우 익살맞고 한국말을 잘하는데 한국의 인기TV 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면 안성맞춤일 정도다. 그는 아버지가 대학교수로 있는 Davidson College에 진학했다가 시카고대학 경제학과로 편입했다. 현재는 동경에 있는 Goldman Sachs의 Equity Derivative 부서에서 Analyst로 일하고 있다. 그의 facebook이 일본말로 도배되어 있는 것을 볼 때, 한국어와 일본어가 비슷한 특성상 아마 지금쯤 일본말도 유창할거라고 생각된다. 이 친구는 동기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주고 그들을 연결해주는 고리역활을 하고 있다.

 

Columbia군은 현열이 같은 동아시아 계통인 중국계로 우리 귀에 익은 뉴욕시의 Sunnyside 에서 왔다. 그는 뉴욕시의 마이너리티 출신 우수한 학생들을 주류사회에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 출신이다. 대표적인 것이 Prep 9과 ABC(A Better Chance)각 있는데 그는 이보다 규모가 작은 TEAC 출신이다. 엑시터에는 매년 이러한 곳에서 오는 학생들이 20여명 되며 그들에게 장학금을 포함한 특혜가 우선적으로 주어진다. 현열이와 11학년때 엑시터에서 3-4명만 뽑는 Milton Mountain School에 지원했는데 그는 합격했고, 현열이는 waiting list로 만족해야 했다. 원래 Middlebury College에 진학했는데, 3학년을 마치고 Columbia 공대와 공동학위를 받는 3+2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처음에 Middlebury 갔을 때는 부모님을 위해서도 아이비리그를 가야된다는 심정을 토로 했다고 한다. 후에 Columbia 공대에 입학해서 부모님의 마음도 위로해 드렸고, 버몬트 주의 전원과 세계의 심장부인 뉴욕시에서 다이내믹한 학창생활을 했다. 그는 현재 시애틀에 있는 보잉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Yale군의 아버지와 삼촌들도 엑시터 출신이고, 그의 형과 동생도 엑시터에서 스쿼시 선수로 뛰었다. 그는 예일대학에 스쿼시 선수로 스카우트되었지만 선수로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그는 미국 국무부에서 대사를 꿈꾸고 있는데 대학 재학중 1년간 중동과 인도에 가서 아랍어와 힌두어를 공부했고, 졸업후에는 모로코에서 평화봉사단으로 일했다. 현재 하버드 법대 재학 중이다. 현열이도 법학과 행정학을 공부하기 때문에 둘이 진로에 대해 함께 진지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Yale군의 부모도 모두 예일대학 출신이고, 아버지는 워싱턴디시 최고의 로펌에서 파트너로 있다. 삼촌도 예일 출신으로 연방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냈다.

 

Princeton군은 코네티컷 주 출신으로 현재 뉴욕시 소재 hedge fund에서 일하고 있으며, Tufts군은 현악기인 Bass연주를 하는 친구로 몸이 크고 수염을 기른 모습이 마이크로 소프트의 Paul Allen같은 인상을 준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고 현재 사우스캘로라이나 주에 있는 한 회사에서 Chief Technology Officer로 일하고 있다. NYU군은 학부와 대학원 같은 곳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NYU Florence에서 이태리 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Haverford군은 기숙사에서 키가 가장 작고 부시시한 학구적인 모습이었는데, 역시 브라운대학 수학 박사과정에 있다. 

 

여기서 재미난 통계를 읽을 수 있다. 처음 졸업할 때는 12명중에서 5명이 Ivy League에 진학했는데, 대학 재학 중 1명이 추가로 편입했고, 대학원박사 과정에서 2명이 더 들어갔다. 그래서 도합 8명인데 우연의 일치인데 한 대학도 겹치지 않은 아이비리그의 8개 대학이다. 그리고 McKinsey에 다니는 Babson 군이나 Goldman Sachs에서 일하는 Chicago 군은 마음만 먹으면 어느 아이비리그 MBA 프로그램에나 들어갈 수 있는 실력이다. 객관적인 평가에서 동기생 12명 중에서 10명(83%)이 아이비리그에 들어간 것과 다름없다. 나는 이 결과가 엑시터의 다른 기숙사 통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우리 사회가 고등학교 대입 랭킹에서 아이비리그에 몇 퍼센티지 진학했는지를 중요시 여기는데, 엑시터의 평상 아이비리그 진학통계인 30%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엑시터가 학생들에게 입시위주가 아닌 토론위주의 진정한 교육을 시킨 결과이다. 

 

Harvard군의 최첨단 우주공학업체인 Space X 경험과 창업, Babson 군의 McKinsey입사, 시카고 군의 대학 가기 전 한국에서 1년간 한국어를 배우고 동북아시아 투자전문가로 나선일, 예일 군의 인도, 이집트, 모로코에서 언어와 문화를 익혀 국무부 대사를 꿈꾸고, 중국계 미국인인 Columbia 군이 비영리 교육단체의 도움을 받으면서 끝없는 반전을 하는 모습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앞으로 Haverford와 St. Olaf은 수학과 물리학 교수로, 현열이와 Yale은 연방정부 관료로, Columbia와 Cornell은 엔지니어나 연구원으로, NYU는 문학가로, Tufts는 컴퓨터 시스템즈 엔지니어로 보낼 것이다. Babson, Chicago, Princeton은 투자로 돈을 벌어서 엑시터에 기부를 꽤 할 것 같고, Harvard는 엑시터 동창인 facebook의 저커버그같이 세상을 놀라케 하는 회사를 운영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다. 이들은, 엑시터 졸업 10년째인 내년에 지난 5년째 모임에 이어 다시 모이는데, 그때는 좀더 구체적인 직업을 갖게 될 것이고, 15년 째에는 아마 다들 자신의 목표에 연착륙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