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인 이 때쯤이면 미국에서는 대학가는 자녀들의 조기전형 결과가 도착한다. 나에게는 지연이가 대학갈 때 겪었던 뼈아픈 경험을 생각하게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지연이는 8-9 년전 뉴저지 버겐 카운티에 있는 버겐아카데미 내의 Academy for Advancement for Science & Technology (AAST)에 재학하고 있었을때 황당한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AAST는 뉴저지 주 버겐카운티에 위치한 과학고로 버지니아 주에 있는 토마스 제퍼슨, 뉴욕시에 있는 스타이브슨트와 함께 미국 3대 과학고에 뽑힌다. 버겐아카데미에는 대학과 같이 여러 전공이 있는데 그중에서 과학분야인 AAST에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있고, 거의 30%이상이 아이비리그로 진학하고 있다. 정원이 100명정도 밖에 안되는 이 학교는 미국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필립스 엑시터와 토마스 제퍼슨에게 도전하는 막강한 저력을 갖고 있다.
지연이가 10학년 말이나 11학년 초때 정확한 날짜는 기억을 못하지만 우리는 학교의 대학교 가이던스 카운슬러와 통상적인 만남의 기회를 가졌다. 이것은 AAST의 학부모는 누구나 해야되는 일이었고 이 자리에서 자녀의 대학진학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게 된다. 우리는 지연이가 학교에서 축구팀 주장, 교내 최대 클럽인 하베스터회장, Habitat for Humanity 봉사, 학교 오케스트라, 고등학교 성적 top 30% 안에 있었기 때문에 의례 아이비리그 몇개 대학과 준 아이비 대학 몇개 대학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우리 부부가 가이던스 카운슬러실에 들어가자, 교만한 태도로 슬슬 웃는 한 60대 백인여성이 우리를 맞이했다. 그녀는 지연이의 대학입학에 전권을 쥐고 있는 카운슬러인 Gail Foster 였다. 그는 지연이의 파일을 꺼내더니 평소보다 잘 못나온 PSAT 영어성적을 가르키면서 그 성적의 평균점수인 아메리칸 대학을 포함해서 전혀 우리가 고려하지 않았던 대학을 몇개 제시하면서 현재 수준으로는 이런 대학을 갈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만약 영어 SAT 가 550 나오고 수학이 800점 나왔다면 종합 성적인 1350인 학생이 갈 수 있는 대학을 제시해 주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이 카운슬러가 지연이의 진학에 대해서 정말 관심이 있었다면 영어 550점을 더 끌어올려서 700점 대 이상을 받은 후 본인이 가려고 하는 대학에 도전하자고 말했을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엉뚱한 논리로 영어와 수학이 모두 550인대학을 제시하면서 그의 힘을 맘껏 우리에게 휘둘렀다. 앞으로 그와 지연이의 앞날을 논할 생각을 하니 착잡했다.
그녀가 지연이에게 이러한 감정을 갖게 된데는 이유가 있었다. 지연이가 새학기가 되면서 한 코스를 택해야 하는데 그때 그 코스가 꽉 찼었다. 그러던 중 그 코스가 한 때 열린 것을 확인한 지연이는 가이던스 카운슬러에게 그 코스를 택하겠다고 말했다. 가이던스 카운슬러가 알아보지도 않고 줄곧 닫혀있다고 계속 만류를 했는데, 지연이가 직접 구비서류를 갖춰 그의 도움없이 코스등록을 한것이다. 본의 아니게 가이던스 카운슬러의 권위를 떨어뜨린 격이 되었다. 그 이후부터는 지연이에게 성의없을 뿐만아니라 거의 미워하는 수준으로 대했다. 하루는 질문이 있어서 찾아간 지연이에게 한 숨을 푹 쉬면서 또 왔느냐고 해서, 가이던스 사무실 문턱에서 발걸음을 뒤로 돌렸다고 한다.
그 가이던스 카운슬러는 버겐아카데미 교사들 사이에서도 악명 높았다. 막내 승연이 때문에 학교를 방문했을때 우리의 그 경험을 이야기 하니까 그들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식이었다. AAST가 유명한 과학고 이지만 이 학교는 선생님이 철밥통인 공립학교이다. 우리는 가이던스 카운슬러와 학생과의 관계가 최악인 상태일 때 학부모가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 가를 후에 엑시터 가이던스 카운슬러로 부터 알게 되었다. 학부모들은 괜히 공권력에 도전하면 학생에게 더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관계가 이쯤되면 최악까지 간 것이기때문에 학부모는 학교에다 가이던스 카운슬러 변경신청을 해야한다. 그의 동료 가이던스 카운슬러가 학생에게 똑같이 나쁘게 대할 확률도 10%되지만, 그녀가 계속 맡으면 100% 피해를 입게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연이는 아빠가 유펜을 나왔기때문에 그 이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유펜 조기 전형에 서류를 넣었다. 그 당시 유펜에는 내가 25년전에 대학다닐 때부터 계속있는 입학처장으로 근무했던 Mr. Stetson이 있었다. 그런데 그가 2007년 가을 갑자기 대학에서 쫗겨나게되었다. (http://www.thedp.com/index.php/article/2007/10/stetson_departure_how_can_i_get_in_with_dean_gone_answer_may_change )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원래 2008년 5월까지 있기로 했던 임기를 몇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불명에 퇴직을 하게 된대는 엄청난 이유가 있었다. 그해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Harvard-Westlake 사립고등학교에서 합격율 90%로 25명이 유펜 조기 전형에 합격했다, (http://www.browndailyherald.com/top-high-schools-find-admissions-success-1.2553620#.UMn11oM701I ) Harvard-Westlake는 SM Town의 이수만 사장의 아들이 다니는 미국 10대 명문 고등학교이다. 그러나 이것은 불가능한 통계인데ㅡ 추악한 냄새를 내게한 것은 Harvard-Westlake의 가이던스 카운슬러 실장이 유펜입학처에서 일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이 일이 있기 몇 년전 유펜의 입학처가 뉴저지주의 최고 명문인 졸업반이 130명인 학교 Pingry School에 보통학교에서는 전교1등도 못가는 와튼학부에 5명이나 입학허가를 내줘서 "유펜이 미쳤다"고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었다. Harvard-Westlake 사건은 유펜의 불공정한 입학행정이 최고점에 달했을때 불거져 나왔고, 그 전에도 이와 유사한 일들이 엄청나게 많았을 거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사건들이다.
유펜은 조기전형에서 입학정원의 50%를 뽑는다. 2012년 조기전형에서 약 25%가 합격되었고 21%가 정시로 이전되어서 기회를 한 번 더 갖고 나머지 54%는 완전히 탈락시킨다. 8년전 이때쯤 유펜조기전형 결과를 지연이 이메일 계정에 결과가 도착되었다. 마침 교회의 청년부 학생들을 위한 파티를 집에서 하고 있었는데 그 결과를 받은 지연이는 그날 집에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았고 밤늦게 와서는 학생들을 보내고 설거지를 하는 엄마 귀에 "유펜에서 떨어졌어"라는 말을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정시로 이전되지도 않은 그의 상황을 보면서 도대체 가이던스 카운슬러가 어떤 내용의 입학원서를 보냈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연이는 후에 미시간대학의 아너스프로그램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시카고대학 법학대학원을 나와 현재 미국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