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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ll School

박중련 2011. 1. 25. 10:15




힐 스쿨은 우리가 사는 곳에서 2시간 15분 걸리는 필라델피아 북쪽 포츠타운(Pottstown, PA)에 위치해 있다. 로렌스빌의 라이벌 상대가 될 정도로 무수한 유명 동창생들을 배출한 전통명문 보딩스쿨이다. 어제 저녁 데이트라인(Dateline)에 주니어 보딩스쿨인 이글브룩(Eaglebrook School)과 초트(Choate Rosemary Hall School)을 졸업한 영화배우 마이클 더글라스와 인터뷰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의 최근 영화와 현재 암치료를 다룬 인터뷰로 영화감독인 올리버 스턴도 마이클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바로 올리버 스턴이 힐 동문이다. 마이클 더글라스 인터뷰 바로 전에는 조지 부시 아버지 대통령과 당시 내각이 원탁테이블에서 대담을 했는데 여기에도 힐 동창인 국무장관 제임스 베이커(James Baker)가 나왔다. 기라성과 같은 동문들을 배출했지만 앞으로도 그러한 동문들이 나올지는 Big Question이다, 학교는 한마디로 해리포터의 나오는 학교와 같이 역사와 전통이 건물 곳곳에 베어있었으며 중압감을 주었다. 


힐은 명문 보딩스쿨 중에서 가장 강하게 드레스 코드를 지키고 있다. 남학생들은 모두 감청색 양복윗도리와 카키색 바지를 입고 있다. 여학생들도 무릎위 적정 수준높이의 치마나 바지를 입어야 한다. 그래서 이학교는 20-30년전에 우리가 보아왔던 프레피(preppy)풍을 흠뻑 느끼게 한다. 이제는 그러한 것이 다른 보딩스쿨에서는 지키지 않는 고전이 되어버렸기에 이곳은 마치 지리산의 청학동 같은 느낌을 준다. 모두 다 정장을 하기때문에 일체감이 있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매 식사를 전교생이 선생님들 입회하에 함께 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입학처 문을 들어서니까 여러사람들이 우리를 반겼는데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다. 승연이의 Pre-applciation에  쓸 말이 없어서 수영을 할 줄 알고 단거리가 빠르다는 것을 약간 강조 했는데, 힐 수영코치가 혹시 괜찮은 수영선수가 왔는지 해서 우리를 기다렸다. 곧 승연이의 체격과 우리가 계면쩍어 하는 것을 보고는 간단한 인사를 하고 헤어졌지만,  입학신청자를 성실히 대하는 모습에 고개가 숙여졌다. 


이곳은 투어를 먼저 하고 인터뷰를 한다. 포츠타운은 생각보다 상당히 큰 도시였고 학교는 이름(Hill 언덕)에 걸맞게 언덕에 펼쳐져 있는데 조경과 건물은 브롱스에 있는 명문 데이스쿨인 호래스 맨(Horace Mann)을 연상케 했다. 건물들은 태프트보다 오래되어 보였는데 먼지하나 없고 수리가 잘된 태프트와는 달리 별 수리없이 계속 사용해서인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느낌을 주었다. 도서실에 있는 아브라함 링컨 사료들은 마치 그 당시의 기록을 타임캡술에 담아 놓은 것과 같았다.  예상대로 나무랄데 없는 시설을 갖추고 있었으며 공부하는 분위기도 매우 진지해 보였다. 수학 교실의 책상은 세개씩 붙여놓았고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책상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보딩스쿨에서 사용하는 원탁이나 ㄷ자 형으로 둘러놓으면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책상 형태를 취하지 않았다.  영어시간만 하크네스 테이블을 사용한다, 모든 보딩스쿨이 지향한 토론위주의 교육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아마 그런 것이 힐의 현재 약간 위축된 위상과 연관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곳의 한국학생들은 동포보다는 미국에서 조기유학 형태로 데이스쿨이나 주니어 보딩을 다녔던 학생들이 주를 이루고 그외에 한국의 SIS 출신 1명 KIS 출신 2명을 포함 모두 10명정도가 한 해에 입학했다. 그렇게 보면 전체 학생 550명 중에서 약 30-40명의 한국의 조기유학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승연이와 같이 동포 유학생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이곳에 한국의 조기 유학생들이 많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나는 인성교육에 철저하면서도 미국 상류사회의 생활습관을 익힐 수 있는 힐이나 NMH에 한국 조기유학생들이 많이다녔으면 하고 바랬다.


승연이가 먼저 인터뷰를 하고 우리도 사정관과  시간을 가졌다. 40대 흑인여성이었는데 승연이에 대해서 아주 만족해 했다. 우리는 승연이의 SSAT 점수가 염려가 되어서 혹시 한 번 더 봐야되는지 물어보았는데,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안봐도 된다는 말을 해 주었다. 그러면서 오빠인 현열이가 힐에서 가까운 유펜에 졸업하자마자 이곳에 들어오게 되면 섭섭하겠다는 희망적인 말도 해 주었다. 승연이에게 아주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았다. 며칠 후, 이 입학사정관은 본인이 직접 SSAT 점수를 확인한 후 우리에게 SSAT는 자신들이 보는 한 criteria에 불과하니까 너무 염려하지 말라는 편지를 보내왔다. 우리는 이 입학사정관의 감성적인 편지에 감명을 받았다.


페디는 집에서 1시간 거리이었지만 사정관이 고압적인 자세였었고, 태프트, 루미스, 힐은 모두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인터뷰가 이루어졌으며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간접적인 시사가 있었다. 태프트와 루미스는 SSAT 점수를 받기 전이었지만, 힐은 받고 난 후인데도 개의치 않았다. 태프트, 루미스, 힐이 비슷한 SSAT 점수 대인 반면 페디는 그보다 약간 낮다. 


세계 1%를 꿈꾸면 두려움없이 떠나라: http://www.youtube.com/watch?v=Skw6Nv8pS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