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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명문 통학형 사립고(데이스쿨)

박중련 2010. 5. 9. 20:36

            2010에 있었던 Forbes 잡지 사립고 랭킹에서 1위를 한 뉴욕 시에 있는 트리니티 스쿨(Trinity School)


미국의 보딩스쿨들도 인근의 우수한 학생들에게 통학을 허용하지만, 여기 소개되는 데이스쿨은 기숙사시설이 없는 통학형 사립학교를 가리킨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든다면 한국에 있는 서울국제학교SIS와 서울외국인학교SFS가 여기에 속한다.


명문 데이스쿨들의 좁은 입학문


보딩스쿨이 주로 9-12학년에 걸친 고등학교 과정인 반면 데이스쿨은 대부분 유아원이나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12학년까지 있다. 한 학년의 학생 수가 보통 50-100명 정도이며, 학생들은 아주 어린 나이에 입학해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한 곳에서 보낸다. 필라델피아 시에 있는 저만타운 프렌즈Germantown Friends School의 경우 대부분 유치원 때 학생들을 선발하고, 7학년에 올라가면서 20-30명 충원하다가 9학년 때 약간의 인원을 더 뽑는다. 명문 데이스쿨의 경우 학생 수가 적고 유명인사 자녀들 비율이 높으며, 대부분 유치원부터 오랜 기간을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배타적인 분위기이다.


워싱톤 DC에 소재한 세인트 알반스St. Albans School는 한정된 소수 정원에 유명 정치인들의 자녀들이 많은 이유 때문에, 2007년 <GQ>지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50 중에, 이 학교의 입학처장인 메이슨 렉키Mason Lecky가 42위를 했었다. 유명 정치인 졸업생들로는 45대 부통령 앨 고어Al Gore, 전 해군장관과 전 버지니아 주 연방 상원의원인 존 워너John Warner, 인디애나 주 연방 상원의원인 이반 배이Evan Bayh가 있다. 자매 여학교인 내셔널 캐시드랄National Cathedral School도 워싱턴 내셔널 캐시드랄 안에 함께 있다. 흑인 여성인 현 유엔대사인 수잔 라이스Susan Rice가 이 학교 출신이다.


데이스쿨에는 카톨릭 계통이 많고 보통 남녀학교로 구분되어 있다. 최근 20년간 데이스쿨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는 데이스쿨들이 위치한 도시의 주거와 교육환경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데이스쿨의 경이적인 대학 진학률


그동안 미국대학 진학률에 대한 통계가 <워스 매거진>(1998-2001), <월스트릿 저널>(2003, 2007) 두 군데에서 집계했다. 그 결과 보스과 뉴욕 시에 있는 데이스쿨들이 모두 정상을 차지했다. <워스 매거진> 통계는 2001년을 기준으로 지난 4년간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에 진학시키는 비율을 계산해서 서열을 매겼다.

한국에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세 영문 첫 자를 연결해 SKY라고 부르는 것과 같이 미국에서도 하버드, 예일, 프린스의 첫 자를 합성해서 세 대학을 HYP이라고 부른다. 거기에다 스탠드를 붙여서 HYPS, MIT가 들어가서 HYPSM이라고 말한다.


어쨌든 HYP대학에 진학시킨 비율로 보면, 보스턴의 록스베리 라틴Robxbury Latin School이 1위(21.11%), 뉴욕 시의 브릴리Brealey School리지에트Collegiate School가 각각 2위(20.90%)와 3위(20.00%)를 차지했다.


스베리 라틴은 1645년에 설립된 남학교로 한 곳에 계속 위치한 학교로서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고등학교이다. 이 학교는 매년 45명 졸업생 중에 6-8명 정도가 하버드대학에 진학한다. 자매 여학교는 같은 보스턴 시에 있는 <월스스릿 저널>(2003) 진학률 통계에서 2위를 한 윈저Winsor School이다.


록스베리 라틴과 모든 랭킹에서 호각을 다투는 칼리지에트는 1628년에 설립된 남학교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이다. 칼리지에트는 뉴욕 시 센트럴파크를 사이에 두고 서쪽에 있으며, 그의 자매 여학교인 브릴리는 동쪽에 위치해 있다. 이 두 학교는 인구밀도가 높은 맨해튼에 소재한 관계로 운동장이 없는 고층건물이 캠퍼스이다.


<월스트릿 저널>에서 고등학교 등록금과 대학 진학률의 상관관계에 초점을 맞춰, 2003년 고교 졸업생들에 한해 컬럼비아를 제외한 아이비리그 7개 대학과 시카고, 포모나, 듀크대학을 포함 모두 10개 대학에 대한 진학률을 조사했다. 컬럼비아와 스탠퍼드대학은 진학 자료를 구할 수 없어 통계에서 제외되었다. 그리고 한 학년에 졸업생이 50명 이상인 고등학교들만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위의 록스베리 라틴, 브릴리, 리지에트도 통계에서 제외되었다.

여기서는 뉴욕의 세인트 앤스Saint Ann's School가 1위(30/74, 41%), 보스턴의 윈저가 2위(22/57, 39%), 뉴욕의 트리니티Trinity School가 3위(44/120, 37%)를 차지했다.


그리고 2007년에 같은 방법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이 그해 하버드, 프린스턴, MIT 윌리암스, 포모나, 스와스모아, 시카고, 존스 홉킨스에 입학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출신 고등학교의 졸업생 수 대비 대학입학통계를 냈다. 여기서는 지난번에 정원이 50명이 안 되어 통계에서 제외되었던 칼리지에트(13/50, 26퍼센트)와 브릴리(12/51, 23.5퍼센트)가 1,2위를 차지했다.


데이스쿨의 높은 진학률은 경이적인 수준이다. “어떻게 유치원 때 선발되어서 올라온 학생들이 12학년까지 공부를 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저만타운 프렌즈에 자녀를 보낸 한 학부모는 “머리보다는 교육의 질이 훌륭한 학생을 만든다고 믿는다.”라고 대답했다. 그분이 만족해했던 저만타운 프렌즈는 필라델피아 시에 소재한 퀘이커교도가 세운 ‘Friends’라는 명칭의 인성교육을 중요시하는 명문 데이스쿨 중 하나이다. 워싱턴 D.C.의 시드웰 프렌즈Sidwell Friends School도 같은 계통인데 클린턴 대통령의 딸 첼시가 졸업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딸 마리아와 사샤가 재학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2003) 랭킹에서 저만타운은 12위, 시드웰은 15위를 기록했다.


대학 진학률 랭킹의 한계


대학 진학률 랭킹들은 기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03년에 컬럼비아를 제외한 모든 아이비리그 대학이 포함된 랭킹에서 4위를 차지한 뉴욕 시의 명문 데이스쿨인 호래스 맨Horace Mann School은 아이비리그 중 하버드와 프린스턴만 포함된 2007년 랭킹에서는 34위로 떨어졌다. 반대로 전에 21위이었던 시카고대학 부속고등학교 이번에 시카고대학 리스트에 포함되자 4위로 껑충 뛰었다. 호래스 맨은 남녀공학으로 뉴욕 시에 있는 아이비 프리패러토리 스쿨 리그Ivy Preparatory School League의 8 데이스쿨들 중에서 졸업반 규모가 170명으로 가장 크다.


남가주 최고 명문이며 졸업반 규모 270명의 초대형 데이스쿨인 하버드 웨스트레이크Harvard-Westlakes School 도 <월스트리트 저널>(2003)랭킹에서 24위로 명성에 비해 낮았다. 이유는 이 학교의 졸업생들이 선호하는 스탠퍼드대학과 컬럼비아대학이 통계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과연 이 랭킹의 변화가 명문대학 진학률의 변화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랭킹에서 언급된 학교들은 모두 자타가 공인하는 명문학교들이다. 그 학교들을 이러한 불완전한 통계를 가지고 매번 순서를 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에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미국 최고 사립고등학교 랭킹이 <포브스 매거진>(2010.4.29)에 의해서 발표되었다. 방법은 50%를 교사 대 학생 비율, 교사의 대학원 학위 취득비율, 학교재단의 규모, 그리고 나머지 50%를 미국의 아이비리그 8개 대학, MIT, 스탠퍼드대학을 포함한 10개 대학진학률에 근거했다. Top Ten에는 뉴욕 시 소재 데이스쿨 트리니티(1위), 호래스 맨(2위), 브릴리(4위), 칼리지에트(7위), 스팬스(9위), 보스턴 시에 있는 데이스쿨 록스베리 라틴(5위), 윈저(10위), 그리고 보딩스쿨로서는 앤도버(3위), 엑시터(6위), 세인트 폴스(8위)가 랭크되었다. 앞서 언급한 서부 최고 명문 데이스쿨인 하버드-웨스트레이크는 12위에 올랐다.


한 학년 50명인 데이스쿨은 왜 강한가?


우리는 여기서 한 학년이 50명에 불과한 소규모 데이스쿨들이 어떻게 대학진학에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학교들이 비슷한 SAT 수능시험 평균성적을 내는 특목고인 버지니아 주의 토마스 제퍼슨이나 뉴욕 시의 스타이브슨트, 뉴저지 주의 버겐과학고보다 더 높은 명문대학 진학률을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특목고 출신들이 많이 진학하는 MIT나 칼텍이 위의 통계에서 제외된 것도 한 가지 이유일 수 있 으나, 그 대학들이 포함되어도 유명 데이스쿨들의 진학률이 높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데이스쿨의 교육환경이 특목고보다 낫다는 데 있다. 데이스쿨의 경우 보딩스쿨과 같이 한반에 약 12명의 학생들이 강의를 듣는데 반해, 특목고는 공립학교 예산 특성상 학생 수가 2배 정도 된다. 그리고 더 좋은 선생님들과 시설에서 교육을 받는 데이스쿨 학생들이, 대학입시의 한 잣대인 인터뷰나 에세이에서 특목고 학생들보다 뛰어나다.


두 번째 이유는 유명 데이스쿨들이 대학이 선호하는 졸업생, 명사 부모들의 자녀, 갑부들의 자녀, 뛰어난 운동선수들을 많이 재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연관 관계를 갈퀴hooks라고 부른다. 세심하게 정성껏 돌본다는 것이다. <워스 매거진>(2002.9)에 의하면 <월스트리트 저널>(2003) 랭킹에서 1등을 한 세인트 앤스 교장 스탠리 보스월스Stanley Bosworth 매년 6명의 12학년생들을 직접 데리고 하버드 입학사정관을 찾아간다고 한다.


데이스쿨과 보딩스쿨의 신입생 유치 경쟁


중학교 과정 학생들을 그대로 고등학교 과정으로 진학시키는 데이스쿨과, 고등학교 과정만 있는 보딩스쿨은 신입생유치에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다. 미국수학계에서 가장 뛰어난 고등학생으로 인정받았던 티안카이 리우Tiankai Liu는 샌프란시스코 시 근교의 데이스쿨인 하커스쿨Harker School에서 8학년과정을 마치고 엑시터에 입학했다. 고등학교 과정도 있는 하커스쿨로서는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노벨경제학상(2001) 수상자인 조지 에커로프도 워싱톤 DC의 시드웰 프렌즈에서 중학과정을 마치고 로렌스빌에 입학했다. 케네디 대통령의 아들 존John F. Kennedy, Jr.은 칼리지에트에서 10학년을 마치고 앤도버에, 딸 캐롤라인Caroline Kennedy도 브릴리를 다니다가 보딩스쿨인 콩코드 아카데미로 진학했다. 최근에는 데이스쿨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예전에 비해 8학년 과정을 마치고 보딩스쿨로 진학하는 현상이 둔화되었다. 


*세계 1%를 꿈꾸면 두려움 없이 떠나라.http://www.youtube.com/watch?v=Skw6Nv8pS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