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상역의 김웅기 회장과의 인연은 10년 전 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와 비즈니스 관계로 만났지만 가족간 여러번의 교류가 있었을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김회장의 부인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나의 처와 서로의 교회일로 함께 만난 적도 있었다. 그리고 7년 전에 우리 가족이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세아상역 빌딩 근처의 일식집에서 함께 회식을 했었다. 그때 그 자리에 있었던 현열이는 김회장을 맛있는 일본음식을 접대한 아저씨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나서 뉴욕에 있는 우리 교회의 뉴저지 버겐카운티교구(일명 사랑교구)가 과테말라에 선교차 방문했을 때 김회장님께서 그곳에 있는 세아상역 현지 공장 고문님께 연락해서 우리 일행 4명을 보살펴 주도록 했었다. 난생 처음 중미를 방문한 나는 기대했던 과테말라의 이국적인 분위기에 도취하기도 전에 서부극에서나 볼 수 있는 국민 누구나 총을 차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미래가 없는 나라'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공교롭게도 세아상역의 성공은 사실 과테말라의 생산시설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세아상역은 과테말라에 오래 전에 뿌리를 내려서 일년에 몇 억달러를 수출하는 대단위 봉제공장을 경영하고 있다. 그 곳을 시점으로 임금이 과테말라보다도 저렴한 니카라구아에도 대규모 공장시설을 갖고 있다. 우리는 과테말라 공장에서 타겟백화점에 납품하는 니트 생산시설을 견학할 수 있었다. 축구장 만한 크기의 실내 체육관같은 곳에서 천여명의 직원이 부산히 움직이면서 천이 입하되서부터 같은 패턴으로 잘리우고 재봉틀을 거쳐 옷이 되어 다리미로 다리어지고 마지막에는 가격표가 붙어져 박스에 들어가는 전 공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세아상역은 28년전에 니트봉제업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1년에 12억달러 어치(1조 3천억)를 매출하는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몇년 전에는 부도난 유통업체인 나산그룹을 인수해서 "인디 에프"라는 이름으로 내수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히면서 세계굴지의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성장했다.
김회장님과 지난 달 뉴욕에서 만났을 때, 현열이가 현재 고대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는 것을 아시고는 그의 전화번호를 받아갔었다. 그래서 10월 22일 저녁 현열이와 김 회장님의 가족간에 즐거운 만남의 시간이 있었다. 고대 기숙사에서 매일 똑같은 음식을 먹던 현열이는 모처럼 지글지글 구운 갈비를 먹으면서 김회장 가족의 사랑을 흠뻑받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회장님은 우람한 체격이지만 순진한 아기같은 그가 귀여웠던지 용돈까지 주고 인도네시아로 출장가는데 동행을 권유했다. 김 회장님은 그를 보신 후 나에게 "착하고 순수한 학생"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김회장님의 출장 목적은 세아가 보유하고 있는 공장들을 둘러보고 2010년도 초에 착공예정인 Fabric Mill 건립을 위한 부지를 매입 전에 둘러보기 위함이다. 운동화를 신고 거친 들판을 걸어다는 휴양과는 거리가 먼 여행이다. 그를 출장에 데리고 가려는 이유는 일반 학생들이 경험하기 쉽지 않은 공장건립 초기가 어떤지를 알게하고 또한 8천명의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가동되고 있는 거대한 공장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김 회장님이 젊었을 때부터 그의 가슴속에는 꿈과 도전이라는 단어가 각인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한 시설들을 보면 현열이는 김 회장님보다 더 젊은 나이에 꿈과 도전의식을 가슴에 세길 수 있을거라고 말씀했다. 현열이는 김회장님의 4박 5일 여정 중에서 학교 수업에 영향을 최소한 받게 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잠을 자고 새벽에 인천에 내리는 꽉찬 3박4일로 월요일 새벽에 자카르타로 출발했다. 인도네시아 방문은 그에게 방대한 생산시설을 갖고 무역을 하는 다국적기업의 모습 견학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었다.
김회장님은 자수성가하신 분으로 내가 지금까지 만난 분들 중에서 가장 논리적인 분이다. 그 분은 대화를 나누다가 상대가 핵심을 비껴가는 말을 하면 금방 바로잡는다. 그러한 바탕에서 타이밍이 생명인 비즈니스에서 빠른 결정을 내리는 것 같다. 그리고 그분이 내린 대부분의 결정들이 거의 모두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그는 대단한 Decision Maker이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만명의 직원들과 함께 십수억달러의 매출을 하는 회사의 수장으로서 성공한지도자의 모습도 갖고 있다. 현열이는 삼성동 세아상역 빌딩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가 세아 직원이라는 사실에 놀란 듯 하였다. 아빠의 맨해튼 조그마한 오피스와 그곳의 일하는 사람들과 비교할 때 특히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러한 분이 자기에게 배가 터지도록 갈비를 사주고 사적인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 믿기지 않는 듯 했다. 현열이는 기숙사로 향하는 전철 속에서 지금까지 그가 만난 분들의 공통점과 또 그 분들 각자가 갖고 있는 장점들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인가도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아래는 현열이가 유펜교회에서 아담역활을 하면서 안무를 했던 동영상이다.
http://video.google.com/videoplay?docid=-2538357007001482103&hl=en#